잘나가던 中테크 기업.. 공산당에 무너지나
잘나가던 중국 테크 기업들이 요즘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인 앤트그룹 간부들이 지난달 말 중국 금융 당국에 소환돼 “결제 서비스만 남기고 사업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들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예정됐던 회사 상장도 정부 조치로 무산됐습니다. 지난 4일(현지 시각)엔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실종됐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11월 정부에 불려간 뒤 두 달째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도 정부에서 반(反)독점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타도를 외치며 중국 테크 굴기(崛起)를 이끌었던 중국 기업들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중국 전문가들은 “마윈 사태는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너무 몸집이 커지거나 공산당 심기를 거슬러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합니다. 마윈이 정부의 타깃이 된 것은 지난해 10월 한 국제 행사에서 “중국엔 금융 시스템이 없다”고 한 발언 때문입니다. 이 말을 들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격노했다고 합니다.
중국 기업과 정부는 그동안 경제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하에 밀월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규모 보조금을 쏟아부었고, 규제도 과감히 풀어줬습니다. 중국이 단기간에 첨단 분야에서 한국을 따라잡고, 미국을 추격할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미국의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에 대항하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이 같은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무역 제재로 가뜩이나 힘겨워하는 자국 기업을 찍어 누르는 ‘팀킬’로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기업인이 불만 한마디 말했다고 수십조 가치의 기업을 하루아침에 매장시키겠다고 나서는 것도,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방식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양강이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실제 두 나라의 경쟁력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큰 격차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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