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정치] 野, 서울 7연패 끊을 수 있나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2021. 1. 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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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언론의 신년 여론조사에선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 견제’ 또는 ‘정권 교체’ 민심이 다수인 게 확인됐다. 작년 총선 직후 70%에 달했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30%대 중·후반으로 반 토막 났다. 집권 3년 8개월 지난 문 대통령 지지율은 같은 시기의 이명박 전 대통령 36%(한국리서치), 박근혜 전 대통령 34%(디 오피니언)와 비슷해졌다.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를 100일 앞둔 12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실에서 모니터링 요원들이 각 사이트와 SNS에 올라온 선거 관련 게시글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총선 때와 민심이 정반대로 움직인 것은 정부·여당이 밀어붙인 ‘입법 폭주’와 ‘추미애 사태’ 등으로 나라가 멍들고 있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다. 일자리와 집값 등 민생·경제 위기의 영향도 크다. 작년 말 갤럽 인터내셔널의 새해 경제 전망 조사에서 우리 국민은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응답이 10%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41국 중 경기 낙관 전망이 33위에 그칠 정도로 경제 민심이 좋지 않다.

그래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 승리를 예단하긴 어렵다. 특히 서울은 야당이 이기기 쉬운 곳이 아니다. 여권(與圈)에 우호적인 20~40대(56%) 유권자가 50대 이상(44%)보다 많다. 최근 전적도 열세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2012년 대선,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 지난 10년 동안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서울에서 일곱 번 내리 졌다. 전국적으로 박근혜 후보가 승리했던 2012년 대선도 서울에선 48.2% 대 51.4%로 문재인 후보에게 뒤졌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당이 7전 8기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대선에서도 ‘패배 전문’ 정당이 회생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엔 서울 민심이 많이 달라졌다. 본지 신년 여론조사에선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승리를 원한다’(56%)가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승리를 원한다’(34%)보다 높았다. 유권자 3명 중 1명에 달하는 중도층의 67%, 무당층(無黨層)의 61%가 정부 견제론 쪽에 쏠린 것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은 여권이 깜짝 놀랄 만한 이슈로 선거판을 뒤흔들면 언제든지 마음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승부의 핵심인 ‘야권 단일화’가 순조로울지도 미지수다.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선두였지만 국민의힘과 단일화 없는 3자 대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할 확률이 높았다. 지난 대선도 2·3위인 홍준표 후보(24.0%)와 안철수 후보(21.4%) 득표율 합이 45.4%로 문재인 후보(41.1%)보다 높았다. 지지층이 없어서 진 게 아니라 지지층을 한데 묶지 못해서 졌다.

야당이 절박감 없이 여론의 상승세에 취한다면 또다시 패배의 늪에 빠질 것이다. 국민 다수의 정권 교체 열망이 실현될지 여부는 야당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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