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트럼프 손절? “난 대선 못 뒤집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각) 대선 결과를 뒤집을 권한이 부통령에게 있다고 강하게 압박했지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자신에겐 권한이 없다며 거절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펜스가 이젠 트럼프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부통령은 부정하게 선택된 선거인단을 거부할 권한이 있다”고 썼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기 위해 6일 열리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목전에 두고 ‘대선 뒤집기’에 나서라고 압박한 것이다. 대선 결과를 최종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는 미 헌법에 따라 부통령이 주관한다.
그러나 NYT와 CNN 등은 펜스가 트럼프와의 정례 오찬에서 자신에게 그런 권한이 없다고 ‘부드럽게’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압박에 펜스는 “백악관 법률팀에서 (뒤집을) 권한이 (부통령에게) 없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적 권한이 없는 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에게 화가 났다”며 트럼프가 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대선 불복 집회에서 펜스를 비난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바이든의 대선 승리 확정에 앞서 5일과 6일 워싱턴에선 트럼프 지지자들의 대규모 대선 불복 시위가 열린다. 이날 워싱턴의 주요 도로와 백악관 주변엔 폭동을 우려해 경찰은 물론, 군인까지 배치되기도 했다. 트럼프는 6일 집회에 직접 참가해 대선 불복을 촉구하는 연설을 할 계획이다.
NYT 보도에 대해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가짜 뉴스”라며 “그(펜스)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부통령과 나는 부통령에게 행동할 권한이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같은 의견이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엔 “만약 부통령이 우리 쪽으로 온다면 우리는 대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했다. 펜스와 자신이 이견(異見)이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다.
펜스의 이 같은 독자적 행보는 2024년 대선 출마를 위한 예행연습일 수 있다. 펜스는 작년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의 대선 불복 행보와는 일정한 거리를 둬왔다. 그러다 이번엔 트럼프보다는 ‘헌법’을 따르는 정통 보수의 면모를 보여주려 했다. 마크 쇼트 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로이터통신에 “부통령은 헌법을 지키고 법령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펜스 부통령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 전직 백악관 참모도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헌법을 고수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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