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성은 그램, 성능은 맥북.. 가격은 둘다 고민되네

장형태 기자 2021. 1. 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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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그램 16 對 애플 M1 맥북프로

코로나로 비대면 원격 근무와 수업이 일상으로 자리 잡자 노트북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작년 한 해는 갖고 있던 구형 노트북으로 버티다가 올해는 제대로 신형 기기를 마련해야겠다고 벼르고 있는 소비자가 많다. 이들을 위해 200만원 안팎 예산으로 살 수 있는 업무용 노트북을 골라봤다. 지난해 말 출시된 LG전자 그램 16인치 모델과 애플의 M1 맥북프로 13인치 모델을 각각 사흘간 사용해봤다.

◇크기와 성능 잡은 그램16 vs 두뇌 바꾸고 괴물 된 M1 맥북프로

LG전자 그램 16 / 장련성 기자

LG전자의 그램 16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게와 성능을 다 잡은 만능 노트북’이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일반 직장인들에게 추천한다. 16인치 대화면인데 무게는 1190g에 불과하다. 베젤(화면 테두리)을 없애 오히려 자사의 15인치 그램 모델보다 크기는 더 작아졌다. 80Wh(와트시) 대용량 배터리가 들어있어 충전기 없이 하루 종일 써도 너끈했다. 색상은 그램의 시그니처 색인 스노우화이트를 기본으로 블랙, 쿼츠 실버 등 3종이다.

M1 맥북 프로 /장련성 기자

애플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맥북프로 13인치 모델은 한마디로 ‘괴물’이다. 기존 맥북과 디자인 면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대신 두뇌가 바뀌었다. 애플은 인텔의 CPU 칩 대신 직접 설계한 M1칩을 넣었다. 아이폰12에 들어간 칩을 개량해 만들었는데, CPU·그래픽카드·메모리를 한 기판에 모으고 데이터 처리 속도가 대폭 빨라지게 효율화했다. 맥북 기존 사용자 중 외관이 안 변해 실망한 이가 있다면, 꼭 한번 써보기를 권한다. 고해상도 동영상 편집 작업 중에도 끊김과 발열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더 똑똑해지고 전기는 덜 먹는 M1칩 덕분에 배터리도 전작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스페이스그레이와 실버 두 가지 색상이 있다.

◇휴대성은 그램 승

휴대성 면에서는 그램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책상에 펼치면 데스크톱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는데 정작 무게는 ‘세계 최경량 16인치 노트북’으로 선정될 정도로 가볍다. 기존 15인치 노트북을 담던 가방에 쏙 들어간다. 그램 16은 좌우에 USB-A(USB 3.1)타입 단자, USB-C/썬더볼트 4 단자 각 2개, HDMI 단자 1개, 마이크로SD카드 슬롯, 이어폰 단자 등이 나있다.

맥북 프로(위)와 그램 16을 겹쳐놓은 모습. 맥북 왼쪽 옆면엔 선더볼트4/USB-C타입 단자 두개, 그램엔 HDMI단자(왼쪽부터), 선더볼트4/USB-C타입 단자 두개, 이어폰 단자가 있다. /장련성 기자
맥북 프로(위)와 그램 16을 겹쳐놓은 모습. 맥북 오른쪽 옆면엔 이어폰 단자, 그램엔 마이크로SD카드 슬롯(왼쪽부터), USB-A타입 단자 두개가 있다. /장련성 기자

맥북프로는 13인치 화면 크기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1.4㎏으로 그램보다 무겁다. 실제로 들어보면 묵직하다는 느낌이 있다. 확장성도 아쉽다. 맥북프로의 양 옆에는 USB-C/선더볼트 4 단자 2개(왼쪽), 이어폰 단자 1개(오른쪽)가 전부다. 그리고 이전 모델에서는 썬더볼트 단자에 연결해 외장 그래픽카드를 쓸 수 있었는데 이번 맥북에서는 지원하지 않는다.

배터리는 두 제품 다 만족스러웠다. 그램 16은 80Wh, 맥북 프로는 58.2Wh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했다. 100% 완전 충전, 화면 밝기 50% 상태에서 동일한 유튜브 영상을 6시간 연속 재생해봤더니 그램 16은 53%, 맥북 프로는 72%가 남았다. 물론 화면 크기에 따른 배터리 소모량은 감안해야 한다. 애플은 M1칩이 탑재된 이번 맥북 프로가 기존 인텔 칩 탑재 맥북보다 2배 늘어난 최대 20시간 배터리 수명을 지녔다고 밝혔다.

◇성능은 맥북 프로 승

그램과 맥북은 다른 운영체제(OS)를 지녔다.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지만 성능 면에서는 맥북 프로에 한 표를 주겠다. 맥북 프로는 여는 순간 지연 없이 바로 화면이 켜진다.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을 켜서 8GB(기가바이트) 크기 고용량 사진을 편집해도 끊김이 없다. 호기심에 맥북에 깔려있던 46개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해봤다. 창이 마구 뜨는 도중에도 멈춤 없이 다른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애플은 M1 칩이 탑재된 맥북부터 아이폰·아이패드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폰에서 쓰던 게임과 앱을 노트북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유용했다. 다만 아직 인텔 기반으로 설계된 앱이 대다수라 인텔용 앱을 M1용으로 해석해주는 ‘로제타2’ 프로그램을 먼저 깔아야 한다. 가장 큰 단점은 윈도를 설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M1 맥북에서는 윈도를 설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부트캠프를 지원하지 않는다.

그램 16으로 총쏘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모습. '국민 옵션'으로 플레이했을때, 약간의 끊김이 느껴졌다. / 장련성 기자

그램16 성능도 훌륭하다. 인텔 11세대 CPU인 ‘타이거레이크’가 탑재됐다. 내장 그래픽카드도 이전보다 향상된 ‘아이리스 Xe’칩이 들어갔다. 문서 작업과 인터넷 서핑뿐 아니라 배틀그라운드 같은 고사양 게임도 중간 수준 옵션으로 설정하면 무리 없이 돌아갔다. 발열을 잡기 위해 이전에는 없던 방열구가 제품 하단에 새로 생겼다. 키보드의 눌리는 깊이도 깊어져 이전 그램보다 만족스러운 타건감을 선사했다.

◇화면은 막상막하

5일 오전 야외에서 사용해본 맥북 프로. 직사광선 아래에서도 화면을 보는데 무리가 없었다. / 장련성 기자

화면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그램의 화면 크기와 몰입도는 압도적인 느낌을 줬다. 그램 16은 16대10 화면비에 WQXGA(2560X1600) 고해상도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LG전자는 디지털 영화협회의 표준 색 영역(DCI-P3)을 99% 충족했다고 밝혔다. 영상 감상 시 눈이 즐겁다는 느낌을 받았다. 맥북 프로는 표현하는 색 영역이 넓어 디자인 작업을 하는 이용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모델에 탑재된 13.3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그램 16과 동일한 2560X1600 해상도를 지원한다. 화면 밝기는 500니트에 달해 한낮에도 밖에서 무리없이 작업이 가능했다. 또한 애플 고유의 화면 조정 기술인 트루톤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따뜻한 색감이 느껴졌다.

◇가격도 막상막하

그램 16의 가격은 현재 LG베스트샵 기준 192만~274만원이다. CPU 성능과 램·저장장치 용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지갑도 가벼워질까 봐 걱정이 되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M1 맥북프로는 성능은 대폭 향상됐지만 가격은 전작 프로 모델과 동일한 169만~304만원이다. 하지만 디자인·영상 편집을 주로 하는 맥북 프로 수요층은 최저 가격(169만원) 사양인 램 8GB, 저장 공간 256GB에 만족하기 어려울 것이다. 저장 공간(SSD) 512GB를 추가할 때마다 27만원씩 올라가는 가격은 부품 값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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