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그림 그리고, 낱말 맞추며 공부해요

김수연 기자 2021. 1.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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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엄마표 '집콕놀이' 눈길
한 어린이가 케이크 모양이 인쇄된 종이 위에 형형색색의 스티로폼 조각을 붙이는 놀이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오늘은 간식을 함께 만들어볼까? 초록색 상추, 노란색 옥수수 마음껏 골라서 넣어보자.”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최모 씨(35)는 최근 6세 딸과 함께 ‘집콕놀이(집에서 즐기는 놀이)’에 빠졌다. 처음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블록이나 점토를 활용한 간단한 놀이였지만 이젠 아이가 원하는 머리띠나 간식을 만드는 수준이 됐다. 최 씨는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놀이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계속되면서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못한 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한창 뛰어놀고 놀이를 즐겨야 할 시기에 집에 있어야 하는 아이들은 답답함과 무력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자녀를 돌봐야 하는 부모들의 보육 부담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집에서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집콕놀이 방법을 알아봤다.

○연령 따라 ‘반복놀이’부터 ‘보드게임’까지

책상 가운데 있는 물건을 먼저 낚아채는 ‘집어! 놔!’ 게임을 하는 모습. 서울시교육청 유튜브 화면 캡처
부모가 자녀와 함께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집콕놀이의 종류는 다양하다. ‘놀이’는 말 그대로 아이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행위다. 아이가 원하는 활동을 하도록 두는 게 우선이지만 부모가 이를 도와주고 싶다면 연령대별 특성을 잘 알아두는 게 좋다.

우선 만 3세 이전 유아는 ‘반복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공처럼 움직이는 물체나 딸랑이처럼 소리 나는 물체를 반복적으로 흔들면서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 때론 성인이 견디기 어려울 만큼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김명순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아이가 집중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을 경이롭게 바라보고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 3세부터 유치원 단계의 아동은 ‘상상놀이’를 즐기는 편이다.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만들어보기 위해 재료에 변형을 하는 놀이다. 사용하는 재료는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낙엽이나 보자기, 빈 상자, 신문 등이 좋다.

경기 양평군에 사는 이명숙 씨(42)는 최근 택배를 많이 이용하면서 생기는 폐품으로 7세 자녀와 만들기 놀이를 한다. 버리는 아이스팩으로 방향제를 만들거나 빈병을 모아 정리함을 꾸미는 식이다. 그는 “버릴 수밖에 없는 물건들이 예쁜 작품으로 바뀌니 아이가 무척 흥미로워한다”고 전했다.

초등학생 단계에선 규칙이 있는 놀이가 좋다. 신체를 활용하는 술래잡기나 얼음땡, 사고력을 요하는 단어게임 등을 해볼 수 있다. 학습적인 요소가 담겨 있는 보드게임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초등 3학년 자녀를 둔 김모 씨(35)는 “여러 가지 글자를 아무렇게나 흩어놓은 뒤 단어를 만드는 게임을 자주 한다”며 “아이 어휘력도 늘고 집중력도 키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서영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명예교수는 “아이들에게 놀이는 ‘공기’라고 할 정도로 필수적인 활동”이라며 “코로나19로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집에서 아이가 자유롭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넷 집콕놀이 콘텐츠도 활용

각 지역 교육청이나 중앙정부가 홈페이지에 집콕놀이를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놓는 경우도 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자녀와 함께 이들 콘텐츠를 참고하는 것도 좋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아이누리포털에선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놀이법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진흥원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동영상 등의 자료를 볼 수 있다. 이 밖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하는 온라인 미술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다국어 동화구연 서비스 등도 인터넷상에 집콕놀이를 위한 좋은 자료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김지연 연세대 교사부모교육센터장은 “아이들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한다”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놀이를 함께 즐기면 어린이 정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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