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조남주-정유정.. 스타 작가들 속속 귀환

박선희 기자 2021. 1.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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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한국 문학의 부흥기였다.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한 한강의 신작부터 해외 시장에 'K스릴러'란 신(新)장르를 이식한 정유정의 신작까지, 문학출판의 빅 타이틀이 예고돼 있다.

장르적 묘미에 탄탄한 문학성을 함께 갖춘 한국의 스릴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해외 소설 중에서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무크가 팬데믹을 소재로 쓴 신작 '페스트의 밤'(민음사)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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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2021 문화계]〈3〉문학
한강, 상반기 '제주4·3' 소재 신작
조남주, 3월에 단편집 출간 예정
정유정, 여성 사이코패스 스릴러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올해는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대형 작가들의 신작 출간이 줄줄이 예고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한강, 정유정, 김언수, 오르한 파무크. 동아일보DB
지난해는 한국 문학의 부흥기였다. 침체됐던 시장에 새로운 작가진과 장르가 쏟아지면서 독자들이 돌아왔다. 교보문고 한국 소설 판매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판권도 일본, 미국 등으로 활발하게 수출됐다.

열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새해에는 대형 작가들이 출격한다.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한 한강의 신작부터 해외 시장에 ‘K스릴러’란 신(新)장르를 이식한 정유정의 신작까지, 문학출판의 빅 타이틀이 예고돼 있다. 또 한 번의 전기를 맞고 있는 한국 문학시장에 이들의 귀환이 어떤 폭발력을 낼지 기대를 모은다.

○ 신드롬 일으킬 대표작 이어질까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2018년 소설집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소설가 한강이 5년 만에 신작 장편을 낸다. 올해 상반기에 선보일 작품은 제주도4·3사건을 다룬 것으로 알려진 ‘작별하지 않는다’(가제·문학동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통해 현대사의 아픔을 깊이 파고들었던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도 3월에 소설집 ‘오기’(민음사)를 낸다. ‘82년생 김지영’이 지난해 전미도서상 후보에 오르고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100선에도 선정되며 조 작가는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민음사는 “신작 ‘오기’는 ‘82년생 김지영’을 향해 쏟아진 질문에 대한 조남주식 답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가출’ ‘여자 아이는 자라서’ 등 화제가 됐던 최근 단편을 수록했다.

2015년 표절 시비 이후 활동을 접었던 소설가 신경숙도 장편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상반기에 낸다. 지난해 창비 웹매거진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책이 나오면 소설집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후 8년 만의 신작이다.

○ K스릴러 대형 작가들의 귀환

장르적 묘미에 탄탄한 문학성을 함께 갖춘 한국의 스릴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영미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정유정 작가의 신작 ‘완전한 행복’(가제·은행나무)은 올해 5, 6월경 출간된다. 정유정표 스릴러를 ‘종의 기원’ 이후 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것. 김진희 은행나무 이사는 “‘종의 기원’이 사이코패스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었다면, 이번 신작은 나르시시스트인 여성 사이코패스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으로 구성되는 이야기”라며 “집필을 위해 정 작가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 바이칼호수를 답사하는 등 꼼꼼히 취재를 마쳤다”고 전했다.

북미와 유럽 K스릴러 열풍의 중심에 선 또 한 명의 작가인 김언수도 신작 ‘빅아이’(문학동네)를 상반기 중 낸다. 한때 한국 경제의 큰 축이었던 원양어업을 둘러싸고 벌어진 갈등과 인간군상을 그렸다. 작가가 직접 6개월간 원양어선을 타며 취재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개항기 세워진 한 귀신 들린 건물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강화길의 ‘대불호텔의 유령’(가제·문학동네)도 주목할 만한 작품. 스릴러 문법을 차용한 개성 있는 여성서사를 선보여 왔던 작가가 장르 특유의 세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해외 소설 중에서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무크가 팬데믹을 소재로 쓴 신작 ‘페스트의 밤’(민음사)이 눈에 띈다. 올해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을 맞아 열린책들은 작가의 대표작을 새롭게 단장해 선보일 예정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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