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대표단 올 필요 없어”… 현지 언론은 “도둑 잡았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유조선 ‘한국케미호’ 나포 사건에 대해 이란 측이 적반하장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6일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등 우리 정부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하려는 계획과 관련 “양국이 아직 어떠한 형태의 방문에도 합의에 이르지 않았다”며 “외교적 방문은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한국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한국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고 거절한다”고 했다. 전날 우리 정부가 “양국이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데 공감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강경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케미호와 선원들이 풀려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이슈는 철저히 기술적인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란은 해양오염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으며 향후 법률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이유가 해양오염 때문이라는 표면적인 이유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다만 이란 외무부는 “선박과 선원에 대한 모든 조력은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이란 언론도 한국케미호 나포 소식을 전하면서 독설에 가까운 표현을 했다.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는 반(半)관영 언론사 타스님은 5일 ‘자금 도둑에 대한 깨끗한 대응’이라는 제목과 함께 한국케미호를 끌고 가는 사진을 표지에 게재했다. 타스님은 부제목으로는 “80억달러로 추정되는 한국에 묶인 이란 자금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강경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일간 바탄 엠루즈도 같은 날 한국케미호 사진을 1면에 싣고 “우리는 도둑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한국케미호 나포에 대해 대외적으로 “해양오염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에 동결된 원유 수입 대금을 서둘러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이란 언론 보도가 이란의 진짜 속내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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