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목(同想異目)]'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송구영신

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2021. 1. 7.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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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량'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작년 연말 만난 한 대기업 임원은 "한달여만에 체중이 3㎏이나 빠졌다"면서 코로나 19(COVID 19)를 일등공신으로 지목했다.

작년 신년사 발표때까지 상상도 못했던 코로나19란 전무후무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거나 아예 떠나는 고객을 어떻게든 끌어 들이기 위한 절박한 고객중심 사고, 조직문화 혁신 등의 주문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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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량’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작년 연말 만난 한 대기업 임원은 “한달여만에 체중이 3㎏이나 빠졌다”면서 코로나 19(COVID 19)를 일등공신으로 지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사실상 회식이나 외부 술 약속이 전무해지면서 저절로 뱃살이 빠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평소 대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영업이나 대관쪽 인력에서 더 두드러진다. ‘(위험을 무릅쓰고) 연말 연초에 만난 사람이 찐친구요, 보고 싶은 사람들’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니 이해가 간다.

코로나 19는 연말연초 인사철 ‘미풍양속(?)’도 바꿔 놓았다. 승진턱이 사라지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과거 승진했을때 선후배 직원들에게 크게 한턱 쐈던 사람들은 본전 생각이 절로 난다. 반면 승진자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동료들에게 크게 뜯길 위기에 있던 당사자들은 내심 미소 짓는다. 한잔 사겠다고 해도 동료들이 손사래를 칠 판이니 생색만 낼 수도 있다.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로 미뤄졌다곤 하나 그때가면 지금 분위기는 아닐게 분명하다.

연말연초에 정든 직장을 떠난 퇴직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춥다. 후배들의 위로주(酒)는 고사하고 남들 다 했다던 위로여행도 꿈조차 못꾼다. 작년 말 물러난 한 대기업의 퇴직임원은 “과거 모셨던 선배가 은퇴 직후 형수님과 해외 크루즈 여행을 가는 걸 보고 나도 퇴직하면 같이 고생한 가족들하고 해외로 은퇴 여행을 다녀와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도무지 꼼짝을 할 수가 없다”며 “(그만둔지) 2주가량 됐는데 집에만 있자니 답답해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 청춘과 인생을 바친 조직에서 물러나는데 따른 허탈과 좌절, 정신적 혼란 등을 어루만질 방도가 마땅치 않다는 얘기다.

코로나19는 재계의 연말 연초 ‘오프라인’ 종무식과 시무식도 송두리째 없애버렸다. 다같이 강당에 모여 사장님의 어려운 사자성어가 섞인 ‘라떼스러운’ 신년사 메시지를 듣는 풍경도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재택근무에 5인이상 모임이 금지된 만큼 집이나 사무실에서 온라인으로 신년사를 틀어 놓고 딴 짓을 하는 것도 가능해 졌다. 틀에 박힌 신년사 발표 자체를 아얘 없애는 기업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과거엔 꿈도 못꿀 일이다.

2021년 신축년 역시 2020년 경자년에 이은 역사적 혼란기, 변혁기의 연속이다. 연초에 발표한 재계 총수나 CEO(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에서도 위기극복, 신사업 강화, 미래성장 등 이미 익숙한 경영방침이 쏟아져 나왔다. 상황이 엄중한 만큼 변화와 혁신, 그리고 안정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 각각의 키워드가 개별적으로 작동하다가도 때론 한데 어우러져야 경영방침의 큰 물줄기가 된다.

그런데 달라진 전제가 생겼다. 작년 신년사 발표때까지 상상도 못했던 코로나19란 전무후무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거나 아예 떠나는 고객을 어떻게든 끌어 들이기 위한 절박한 고객중심 사고, 조직문화 혁신 등의 주문이 추가됐다.

여기저기서 한 목소리로 ‘코로나19=위기=극복=기회’란 공식을 적어 놓고 해법마련에 나섰다. 미증유의 혼란이지만 위기라고 주눅들거나 굴복하지 않고 ‘뼛속까지 바꾸는’ 딥체인지의 기회로 삼겠다는 얘기다. 이런 각오와 해법찾기를 그냥 뻔한 상황에서의 원론적이고 진부한 대응이라고 치부하기엔 눈앞에 닥쳐 있는 현실이 너무나 엄중해 연초부터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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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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