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늘과 땅 4600km 걸쳐 양자암호통신 성공.."기술 집대성" 평가

이현경 기자 2021. 1. 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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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지안웨이 교수팀 '네이처' 발표
판지안웨이 중국과학기술대 교수팀이 하늘과 땅에서 총 4600km에 걸쳐 유·무선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다. 네이처 제공

중국이 해킹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을 이용해 하늘과 땅에서 총 4600km에 걸쳐 유무선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데 성공했다. 판지안웨이 중국과학기술대 교수팀은 베이징에서 상하이에 이르는 2000km 구간에 유선망을 구축해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다. 동시에 2016년 쏘아 올린 양자통신위성 ‘무쯔(墨子)’를 이용해 싱룽과 난산을 잇는 2600km 무선 양자암호통신에도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6일자에 공개됐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중국이 지금까지 개발한 유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집대성한 연구 성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베이징-상하이, 700개 노드로 육상 2000km 연결

양자암호통신은 해킹이 불가능해 보안성이 뛰어난 미래 통신기술로 꼽힌다. 판 교수팀은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2000km 구간에 베이징, 지난, 허페이, 상하이 등 백본에 해당하는 거점 도시 32곳을 유선망으로 연결해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다. 

베이징, 지난, 허페이, 상하이 등 4개 거점 도시에서 각각 뻗어 나온 도시별 유선망까지 포함하면 총 700개 노드를 연결해 해킹의 위협 없이 통신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700개 노드로 2000km를 연결한 건 세계에서 처음이다. 한 단장은 “유선망을 구축한 뒤 해킹 공격도 막아낸 것으로 보인다”며 “양자암호통신의 뛰어난 보안성을 실제로 입증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자암호통신은 여러 상태가 중첩돼 얽혀 있는 양자 상태의 광자에 정보를 담아 전송한다. 이때 송신자와 수신자가 안전하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비밀키를 사용하고, 외부 해킹 걱정 없이 비밀키를 나눠 갖도록 양자키분배(QKD) 방식을 이용한다. 판 교수팀도 양자키분배 방식을 썼다. 

광케이블을 이용하는 유선 양자통신의 경우 양자 신호의 유무를 확인하는 양자 중계기가 필요한데, 양자 중계기는 해킹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아직 세계적으로 해킹에 절대적으로 안전한 양자 중계기는 개발되지 않았다. 판 교수는 논문에서 “양자 중계기에 독립적인 양자키분배 방식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 2600km 거리 기지국, 무선 양자암호통신 성공

판 교수팀은 지난해 양자통신위성 무쯔를 이용한 무선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해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무쯔를 이용해 단일 광자 쌍을 만들고, 이들을 얽힘 상태로 구현한 뒤 1120km 떨어진 지상의 두 기지국에서 송수신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지상 기지국 사이의 거리가 2600km로 2배 이상 늘었다. 

전송 속도도 향상됐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비밀키의 평균 전송 속도는 47.8kbps로 이전과 비교해 40배 이상 빨라졌다”고 밝혔다. 한 단장은 “전송 속도를 포함해 무선 양자암호통신의 모든 성능 지표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무선 양자암호통신은 중국이 2017년 베이징에서 7600km 떨어진 오스트리아 빈까지 대륙 간 통신에 성공한 게 최장 기록이다. 

○ KT-KIST, 현대중공업에 양자암호통신망 구축

국내에서도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선 양자암호통신의 경우 2017년 SK텔레콤이 112km 구간에서 처음 성공했다. 무선 양자암호통신은 한 단장 연구팀이 2017년 말 50m 거리에 양자 암호키를 전송하는 데 성공한 게 처음이다. 

양자암호통신은 해킹 위협이 없는 완벽한 보안성 덕분에 군사 기술뿐만 아니라 향후 정보통신산업에서도 핵심 기술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3개 기업이 주관하는 8개 컨소시엄을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공공, 의료, 산업 분야에서 16개 구간에 양자암호통신 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음 달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한 단장은 KT와 컨소시엄을 이뤄 현대중공업에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 한 단장은 “양자암호통신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한국도 빠른 편”이라며 “다른 나라와 달리 직접 통신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관련 산업체도 활성화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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