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희박하면 병원 이송말라” 미국, 최악지침 떨어졌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1. 1. 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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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병상 부족으로 집에서 죽은 코로나 환자 최소 122명
코로나 환자가 쏟아지고 있는 미 LA의 한 병원 응급실 앞에서 5일(현지시각) 환자들이 들어가지 못해 침상에 누운 채 거리에서 대기하고 있다. LA의 집중치료실은 동났고, 치료용 산소가 부족해 "살릴 가망이 없는 환자는 아예 병원으로 이송도 하지 말라"는 지침이 응급구조대에 내려진 상태다.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미국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최고 수위로 치달으면서 일부 대도시의 의료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은 5일(현지 시각) 하루 입원 환자 수가 총 13만명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연말 연휴 때 인구 이동과 모임의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LA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의 응급의료서비스(EMS) 측은 최근 구급 대원들에게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는 아예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 등 응급 처치를 시도해 반응이 없으면 그냥 포기하라”는 것이다. 미국에선 이전에도 병원·영안실 포화와 의료진 부족 현상은 있었지만 ‘환자 선별’ 지침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런 지침은 LA 각 병원 집중 치료실의 수용 능력이 바닥을 친 데다, 중환자 치료용 산소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EMS의 지침엔 “산소포화도 90% 이하(정상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인 환자에게만 산소호흡기를 씌우되, 최소한의 필요량만 쓰라”는 내용도 담겨있다고 한다. 현재 육군 공병병과까지 동원해 산소 탱크를 채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며, 병원들은 응급 환자를 실은 구급차를 돌려보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일본에서도 병상과 의료진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NHK는 6일 코로나 확진 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자택 등에서 요양하다가 사망한 일본인이 적어도 122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병상 부족 때문에 경증 환자는 집이나 호텔 등에서 요양하도록 하면서, 갑자기 상태가 악화하는 이들에 대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의 일부 병원에선 코로나 환자 대응 때문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환자 수용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또 일본 정부는 의료진 부족 해소를 위해, 간호 관련 전공을 둔 전국 287개 대학에 대학원생이나 교원이 의료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5일 일일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6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하루 사망자만도 830명에 달했다. 영국은 지난달 29일 이후 8일 연속 일일 확진자가 5만명 이상씩 나왔다. 이는 영국과 인구가 비슷한 프랑스보다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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