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아수라장인데 배달이라니.." 배달원들 뿔났다
6일 저녁 서울 등 수도권에 내린 폭설로 퇴근길 교통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오후 6시쯤부터 2시간 넘게 내린 눈으로 오후 9시 현재 서울에는 3.8㎝, 경기도 과천에는 10.8㎝의 눈이 쌓였다. 기상청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전라, 제주 산지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이날 퇴근길 서울 주요 도로인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는 차량이 꼬리를 문 채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스노체인 등 월동 장비를 준비하지 못한 차량들이 언덕을 오르지 못하면서, 탑승자들이 하차해 차를 미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북악산, 인왕산길 등 서울 시내 언덕길은 출입이 통제됐다. 경기도 용인 경전철은 오후 9시 30분부터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 남대문에서 일하는 직장인 박채웅(38)씨는 “남대문 회사에서 잠실 집까지 아무리 막혀도 평소에는 1시간 20분이면 가는데 이날은 3시간이 걸렸다”며 “폭설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도로 곳곳에 비상등을 켜고 정차해 있는 차들이 많았다”고 했다. 고교생 채상우(18)군은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도 차들이 교차로에 뒤엉켜 완전히 아수라장이었다”고 했다.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눈은 펑펑 쏟아지는데 제설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서울 광화문에서 일하는 직장인 전모(49)씨는 “오후 7시쯤부터 눈발이 굵어졌는데 밤 10시 넘어서까지 어디서도 제설 작업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퇴근길 택시를 탔는데 차가 눈길에 꼼짝하지 못해 1시간 30분 동안 고작 6㎞밖에 못 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눈이 내린다는 예보에 이날 오전부터 제설 차량, 장비 815대를 동원해 서울 전역에 제설제를 뿌렸다”면서 “다만 퇴근길 짧은 시간에 폭설이 쏟아졌고 날씨도 추워 눈이 그대로 얼어붙었다”고 했다. 이어 “퇴근길 차량 정체로 제설차가 신속하게 제설 작업을 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날 폭설로 저녁 시간대 ‘음식 배달 대란’도 벌어졌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은 오후 7시30분부터 ‘눈이 많이 와서 배달이 어렵다’는 공지를 올리고 일부 음식 배달 서비스를 중단했다. 배달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폭설로 곳곳에서 라이더(배달원)들이 넘어지고, 경사가 가파른 언덕에 고립돼 있다. 지금 배달 일을 시키는 것은 살인과 다름없다”며 “배달을 중단하라”는 긴급 성명을 냈다.
서울시는 7일 출근 시간대 대중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지하철과 버스 운행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평소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운영하던 출근 집중 배차 시간을 오전 9시 30분까지 30분 연장한다. 지하철은 평소보다 운행 횟수를 36회 늘리고, 시내버스 전 노선에서 최소 배차 간격 운행을 30분 연장한다. 눈이 얼어붙어 도로가 통제될 경우 무악재, 미아리고개 등 상습 통제 구간을 지나는 버스는 우회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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