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알고도 사후관리 부실" 입양기관 홀트 책임론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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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의 입양을 주선한 홀트아동복지회(홀트)가 아동학대 사실을 인지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홀트는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과 경찰이 정인이에 대한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입양기관으로서의 역할은 했다고 주장했다.
홀트는 지난해 5월25일 아보전에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있다"는 내용을 듣고 다음날 정인이의 집을 긴급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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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가정 방문뒤 학대 정황 미기록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의 입양을 주선한 홀트아동복지회(홀트)가 아동학대 사실을 인지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홀트는 “정인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홀트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입양 진행 및 사후관리 강화를 위한 법·제도·정책 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홀트는 “아동학대를 방치했다”는 비판에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홀트는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과 경찰이 정인이에 대한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입양기관으로서의 역할은 했다고 주장했다.
홀트는 지난해 5월25일 아보전에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있다”는 내용을 듣고 다음날 정인이의 집을 긴급 방문했다. 홀트는 양부모가 학대를 부인하자 ‘아동을 세심하게 보살펴달라’고 당부하고 아보전과 이후 상황을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홀트는 양부모와 전화상담을 17차례 하고 아보전과 내용을 공유하며 입양 아동 관리를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홀트 보고서를 보면, 홀트 관계자가 지난해 2차 학대 의심신고 이후였던 7월2일 정인이의 집을 방문한 뒤 “아동이 양모에게 안겨 스킨십을 하거나 상호작용 등이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관찰됐다”고 썼다. 정인이 몸에 있었던 상처에 대해서도 “아토피로 피부 착색이 보였다”고 기록했다. 아동학대 정황이 기록되지 않은 것이다.
홀트는 9월23일 세번째 학대 신고 뒤 “추석 이후 방문해달라”는 양부모의 요청에 따라 10월15일로 방문을 미뤘는데, 정인이는 이보다 이틀 앞선 10월13일에 숨졌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홀트가 아보전과 수사기관에만 기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입양특례법은 ‘입양 후 첫 1년간 입양기관의 사후관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홀트는 2014년 6월 보건복지부 특별감사에서도 부실한 입양 아동 사후관리 문제를 지적받기도 했다. 홀트도 이날 입장문에서 “사후관리 중 아동의 신체적 발육 및 발달, 인지, 정서, 사회발달, 부모와의 상호작용 및 애착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체크리스트를 통해 보다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이날 성명문을 내어 “정인이의 비극은 부모와 경찰 외에도 부모로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입양된 데서 출발했다”며 “입양 부모 검증·사후관리 책임을 졌던 홀트아동복지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재호 이주빈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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