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에 서울대생 됐다" 커트라인 본 학생들 와글와글

고민서 2021. 1. 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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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덕분에 남의 자리를 가져가게 됐네. 코로나 수혜자네'

'국내 최고 대학 최저가 3.3.3. 진짜 코미디다. 코미디'

'인생 운발이라더니...올해 저 등급으로 서울대 들어가신 분들 평생 운 다 쓰신 듯'

서울대의 2021학년도 수시 이월 인원이 발표된 6일 각종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에 올라온 반응들이다. 앞서 서울대는 2020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형) 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일시적으로 3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로 낮춘 바 있다. 종전 기준은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였다.

◆서울대 수시이월 47명 '대폭 감소'

서울대는 이번 수시모집에서 정원 내 기준 47명이 이월돼 총 798명을 정시로 선발한다. 이월된 인원은 최초 정시 가군 일반전형 모집정원 751명의 6.3%에 불과하다. 전년도에 총 175명(최초 정원 대비 이월 비율 25.6%)이 정시로 이월됐던 것과 비교하면 128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이에따라 전형계획 상 수시모집으로만 전원 선발 예정이었던 학과 중 에너지자원공학과(1명), 동양화과(1명), 교육학과(1명)가 수시 이월로 인해 정시모집도 실시하게 됐다. 이월 인원이 가장 많은 모집단위는 각각 5명씩 이월된 건축학과(10명->15명), 화학교육과(8명->13명), 지구과학교육과(8명->13명) 이었다. 선호도가 높은 치의학과에서도 1명 이월돼 정시에서 6명을 선발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 지균형 수능 최저 커트라인이 과거 2개 영역 2등급 체제에서 3개 영역으로 전환된 이래로 이월 규모가 50명이 안된 것은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일시적으로 완화한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1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 수시 지균형 최초 선발인원은 738명으로, 모집인원(761명) 대비 97.0%에 육박했다. 전년도 입시에서 지균형 모집인원(756명)의 87.4%인 661명을 최초 선발했던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늘어난 것이다.

또한 수시 충원 선발에 있어서도 전년도는 1회 충원만 실시한 데 반해 이번에는 2회 충원으로 수시 최종 등록 이원이 전년 대비 증가한 효과도 있다. 그만큼 수시 미충원에 따른 정시 이월인원이 대폭 감소했다는 얘기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가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강남종로학원 대강당에서 2021 정시 최종 지원전략 설명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고 있는 모습. [김호영 기자]
◆연세대·고려대도 이월 인원 '뚝'

눈에 띄는 대목은 연세대와 고려대 수시 이월 인원 역시 직전년도 200명대에서 2021학년도 기준 100명대로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령인구의 감소와 정시 모집 인원 확대 등으로 정시모집 지원자가 감소할 것에 대비해 서울 주요대학들이 수시 충원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오종운 이사는 "연세대와 고려대가 수시 미충원에 따른 정시 이월 인원이 중폭 감소했는데, 이는 서울대 수시 선발 인원이 사실상 늘어나는 효과에 따른 연쇄적 반응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코로나로 인해 정시에서 불안감을 느낀 수험생들이 대거 수시에 집중하는 전략을 수립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이번 수시모집에서 정원 내 기준 192명이 이월돼 정시모집으로 최종 1412명을 선발한다. 이월 규모는 정시 최초 모집인원의 15.7% 수준이다. 연세대도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정시로 이월되는 이원이 전년도(242명)보다 50명 줄었다.

계열별로 보면, 인문계열 경제학부가 16명이 이월돼 86명을, 영어영문학과가 10명이 이월돼 39명을 최종 선발한다. 자연계열은 공과대학 기계공학부가 18명 이월로 61명을, 전기전자공학도 18명 이월로 80명을 최종 선발한다. 의예과도 2명이 이월돼 정시 최종 28명을 선발한다.

고려대도 최초 정시 나군 786명 선발에서 140명(최초 정원 대비 17.8%)이 이월돼 최종 926명을 선발한다. 전년과 비교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은 76명 감소했다.

수시 이월 인원이 많은 학과는 대부분 자연계열로 전기전자공학부에서 28명이 이월돼 가장 많았고, 기계공학부 16명, 화공생명공학과 13명, 수학과 8명, 신소재공학부 6명이 이월됐다. 인문계열에서는 영어영문학과 6명이 이월됐다.

이만기 소장은 "서울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수능 최저를 완화한 것을 비롯해 대다수 대학들은 미등록충원 기간이 연말 연시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해 추가합격자를 발표하는 등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대 등 일부 대학은 제도적으로 예치금을 넣지 않고도 문서만으로 등록을 가능하게 하는 문서등록 시스템도 만들었다"며 "따라서 서울 주요대학에서 수시 이월 인원이 작년보다 감소했다고 볼 수 있고, 다만 이런 현상이 지역대학에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수시 미충원 인원 눈여겨봐야"

건국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홍익대 등은 전년도보다 수시 이월인원이 늘었다. 대학마다 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만기 소장은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수시 선발 인원이 전년도와 비슷한 반면, 수험생은 감소해 수시 충원이 더욱 어려워짐에 따라 수시 이월 인원이 예년에 비해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입시 일정이 연기되면서 수시 충원 기간이 단축된 것 역시 이월 인원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시 미충원 인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 충원 이후 발생하는 이월 인원은 정시모집의 경쟁률과 합격선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인 만큼 반드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최종 모집 인원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초 선발 계획에는 수시모집에서만 선발하려던 학과지만 수시 미충원 인원이 이월돼 정시 최종 모집 인원이 발생하는 학과들이 있다. 일례로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를 비롯해 교육학과, 동양화과 등이 수시모집 완료 후 미충원 인원으로 인해 새롭게 정시모집에 추가됐다.

최초 계획에는 빠져있어 상대적으로 수험생들의 관심이 덜할 수 있기 때문에 원서접수 직전에 최종 선발 학과와 인원을 확인하고, 실시간 경쟁률도 참고해 지원 여부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우연철 소장은 "수시 이월 인원 발생은 정시 지원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각 대학별 최종 모집 요강을 통해 반드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모집 인원 증가가 합격 가능성 증가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역으로 인원이 크게 늘어난 학과에 지원이 집중되는 경우도 있어 실시간 경쟁률을 함께 확인하며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정시 원서접수는 대학별로 7일부터 11일까지 3일 이상 진행한다. 서울대는 7일부터 9일 오후 6시까지 가장 먼저 원서접수를 마감한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8일부터 11일 오후 5시까지 정시 원서접수를 받는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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