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차 원클럽맨' 김광석 이적 미스터리
[스포츠경향]
새 시즌을 위한 각팀 전력 구성이 한창인 올 겨울 뜻밖의 이적 소식이 전해졌다. 베테랑 수비수 김광석(38)이 지난 5일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여러 이적 가운데 김광석의 인천행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그를 상징하는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김광석은 2003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군 복무를 위해 광주 상무(현 김천 상무)에서 뛴 2년(2005~2006년·22경기)을 제외하면 줄곧 포항에서 활약한 ‘원 클럽맨’이다. 18년간 포항을 대표했던 그는 K리그 통산 409경기를 뛰면서 총 7차례(K리그 2회·FA컵 3회·아시아챔피언스리그 1회·리그컵 1회)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원 클럽맨의 가치는 39년 K리그 역사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1983년 원년부터 현재까지 K리그를 거친 총 5038명의 선수 가운데 한 구단 소속으로 300경기 이상을 뛴 선수는 10명이 전부다. 특히 김광석은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던 신태용 인도네시아대표팀 감독(성남·401경기)처럼 400경기 이상을 뛰었다는 점에서 포항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김광석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정규리그가 축소(38경기→27경기)된 상황에서도 전 경기를 소화해 올해도 포항 선수로 뛸 것으로 기대됐지만 재계약 대신 인천 이적을 선택했다.
현장에선 김광석의 인천행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 베테랑과 구단간에 종종 발생하는 갈등이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포항의 한 관계자는 “김광석을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며 “올해도 함께 하자는 뜻에서 국내 선수로는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항이 제시한 연봉은 금액만 따지면, 인천보다 높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김광석과 친분 있는 선수들은 계약기간이 이적의 실마리라고 입을 모았다. 포항이 김광석에게 단년 계약을 제시한 것과 달리 인천은 2년을 보장한 것이다. 나이 마흔이 눈앞인 베테랑이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카드다.
다만 계약기간 1년 차이로 원 클럽맨의 가치가 훼손된 부분은 아쉽다. 김광석이 포항 선수로 마침표를 찍는 것과 다른 팀에서 은퇴할 때의 미래 가치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김광석을 응원했던 팬들은 소중한 원 클럽맨의 이적에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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