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코트에 '단비'가 내린다

조홍민 선임기자 2021. 1. 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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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한 번도 하기 힘든데..WKBL 5년 연속 올스타 1위

[경향신문]

신한은행 김단비
신한은행 김단비 ‘전성시대’
시즌 첫 트리플더블·통산 5000점
승부처마다 ‘한 방’ 판단력도 탁월
파워포워드로 변신 후 ‘기량만개’
프로 데뷔 14년 두터운 팬덤 형성

올 시즌 첫 트리플더블에 개인 통산 5000득점 돌파. 그리고 남들은 한 번 하기도 쉽지 않은 올스타를, 그것도 5년 연속 1위로 뽑혔다.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의 김단비(31·사진)는 올 시즌 완전히 물이 올랐다. 6일 현재 경기당 평균 19득점(2위)에 9.1리바운드(6위)를 기록하고 있다. 커리어 하이다. 어시스트도 5.2개(3위)를 올렸고 블록슛도 1.4개(2위)다. 중요한 건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임팩트다. 승부처에서 한 방 터뜨려주는 클러치 능력이 월등하고 순간적인 판단력, 경기의 흐름을 읽는 시야도 탁월하다. 농구 실력뿐 아니라 준수한 미모와 고운 인성으로 두꺼운 팬덤도 확보하고 있다.

30대 초반이지만 벌써 14시즌째다. 2007~2008시즌 프로에 데뷔한 김단비는 2~3년차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좋은 신체적 조건에 운동 기능이 뛰어나다. 빠른 스피드에 돌파력을 겸비했고 정확한 미들슛 솜씨까지 갖췄다. 만 스무살 때 일찌감치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그의 농구인생에서 행운이었다. 전주원(현 우리은행 코치), 정선민(은퇴)과 같은 레전드들과 뛰면서 큰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은 그런 김단비에 대해 “(올 시즌) 농구가 늘었다”고 말한다. ‘30대 선수가 뭐가 더 좋아지겠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지난 시즌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게 정 감독의 판단이다. 예전엔 뛰다가 힘들면 쉬고, 볼 없을 때 움직임도 원활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비결은 바로 체력과 몸상태에 있다. 정 감독은 얼마 전 경기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예전에 몸이 정말 좋을 때는 리바운드를 뜨면 비슷한 신장의 선수보다 팔꿈치 하나만큼 더 올라갔다. 지금도 그렇다. 몸상태가 최상”이라고 말했다. 시즌 전인 지난해 5월부터 코치진의 맞춤형 트레이닝에 따라 차근차근 몸만들기를 하면서 체력이 올라왔다. 그러다보니 부상 우려가 줄고 내구성도 좋아졌다. 올 시즌 큰 문제없이 풀타임 가까이 전 경기를 소화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몸상태가 좋으니 당연히 경기력도 상승했다.

여기에 ‘4번(파워포워드)’으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외국인 선수 없이 뛰는 이번 시즌 전 팀의 주축인 김단비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한 끝에 감독과 코치진이 내린 결론이 ‘4번’이었다. 정 감독은 이를 두고 “(김)단비가 딱 맞는 옷을 입었다”고 했다. 워낙 신체·운동 기능이 좋고 농구에 대한 센스가 있다보니 해보지 않은 포지션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정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다시 오더라도 단비는 4번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장도, 점프력도, 운동 기능도 외국인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직도 김단비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정상일 감독은 김단비가 “무궁무진한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궁금했다. 어떤 연유에서 매 시즌 올스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까. 정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농구할 때 보면 시원시원하게 하잖아요. 그런 매력 때문에 팬들이 뽑아주는 게 아닐까요.”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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