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마음대로 유골 옮겨"..유족-추모관 해넘긴 갈등
[KBS 광주]
[앵커]
지난해 여름 집중 호우로 광주의 한 추모관 지하실이 침수돼 유골함이 물에 잠겼는데요.
최근 추모관 측이 임시로 안치된 유골함을 유족 동의 없이 다른 곳으로 옮겨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해를 넘기도록 계속되는 유족과 추모관 측의 갈등을 김애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애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해 8월!
영산강 변에 자리한 이곳 추모관에 빗물과 강물이 밀려들면서 유골함 천9백여 기가 물에 잠겼습니다.
당시 남편의 유골함을 다시 화장해 추모관 2층에 안장했던 김순자 씨는 최근 추모관에 갔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남편의 유골함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추모관 측이 유족 동의 없이 유골함을 다른 층으로 옮긴 겁니다.
[김삼순/피해 유족 : "이게 무슨 짓이냐고 진짜. 한 번 죽어서 불 속으로 들어간 것도 억울한데, 두 번이나 불 속으로 들어가서 이게 무슨 짓이냐고 결국에는..."]
이렇게 옮겨진 유골함은 4백여 기에 달합니다.
갈등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유족과 추모관 측은 피해 수습을 놓고 다섯 달이 지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이어오고 있는 천막 농성장입니다.
유족들은 추모관 측이 유골함 교체 비용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천차만별인 유골함 교체 비용을 15만 원 까지만 보상해주는 데다 추모관을 옮기려 해도 이용 비용을 전액 돌려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유현숙/피해 유족 : "나는 돈 1원 하나 더 원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주라, 나 여기다 안 모실 거다 밖에 나갈 거다 했어요. 그러면 돈을 줘야 할 것 아니에요."]
추모관 측은 유골함을 옮길 때 홈페이를 통해 알렸고, 추모관도 집중호우의 피해자라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용료 전액환불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유족들은 추모관 측이 진정성 있는 사과 한번이 없었다며 피해 보상을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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