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사 노동자 화장실서 휴식.."쉴 권리 외면"
[KBS 부산]
[앵커]
지난해 부산에 있는 정부 기관들이 입주한 통합 청사가 들어섰습니다.
공무원들의 근무 환경은 크게 개선됐지만, 이곳의 관리를 맡은 노동자들은 쉴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건물 지하 한쪽에 비좁은 휴게실이 있다 보니, 화장실에서 쉬기도 합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지방식약청 등 정부 기관 3곳이 입주한 통합청사입니다.
889억 원을 들인 10층 규모 건물로 지난해 6월 준공했습니다.
이곳에서 청소와 경비 등 청사 관리업무를 맡은 노동자들의 휴게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지하 3층 주차장. 나란히 붙은 작은 방 2개가 보입니다.
창문이 없어 환기도 안 되는 방에서 여성 청소노동자 11명이 휴식하며 식사도 합니다.
공간이 좁은데다, 근무 장소와 거리가 멀어 일부 노동자는 화장실에서 쉬기도 합니다.
지하 1층 남자 휴게실도 마찬가지.
청사 관리 직원 20명이 함께 사용하기엔 불편합니다.
[정부 통합청사 시설관리 노동자/음성변조 : "제일 불편한 건 휴게공간 자체가 협소한 상황이고 여건도 그렇고 지원되는 것도 없는 상황이고 그렇습니다. 노동이란 게 사람이 쉬어가면서 노동을 해야 하는 거니까 저희가 기계가 아닌 이상…."]
탈의실도 마땅치 않습니다.
옷을 갈아입을 공간이 없어 기계실과 탁구장으로 활용하던 공간에 보시는 것처럼 사물함을 두고 탈의실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청소 관리 노동자는 수개월 전부터 쉴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지만,달라진 건 없습니다.
[김세환/공공연대노조 캠코부산통합청사분회 : "한정된 공간에서 스무 명 이상 되는 인원들이 거기서는 도저히 생활할 수 없기 때문에 저희는 회사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저희 휴게공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답을 내려주셨으면…."]
통합 청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자회사 측은 휴게 시설이 열악한 데 공감하며, 예산 확보 등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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