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파전 시대'
중신용·소상공인 특화 서비스.."더 많은 혁신 필요"
[경향신문]
카카오뱅크가 독주하고 케이뱅크가 뒤쫓던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 토스뱅크(가칭)가 뛰어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3파전’ 시대가 열린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존 은행권의 변화를 자극하는 ‘메기’ 역할을 하려면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를 준비하는 토스혁신준비법인은 이달 중으로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6일 “본인가 승인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7월에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중신용자와 소상공인에 특화된 은행을 표방한다. 이들 금융 소외층을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용카드 없이도 e커머스 상품몰에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판매시점관리(POS) 대출과 잔고를 고려해 자동으로 납입금을 조정해주는 적금 상품도 구상 중이다. 토스뱅크는 누적 가입자 1800만명인 토스 플랫폼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신심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2017년 시작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그간 카카오뱅크의 독주 체제가 이어졌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분기 40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도 순이익(154억원)의 2.6배를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더욱 몸집을 키울 예정이다.
3년 가까이 ‘개점휴업’을 했던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 영업정상화 이후 1%대 초저금리 아파트 담보대출을 내세워 새 고객을 끌어들이며 가입자 210만명을 넘겼다.
업계는 토스뱅크의 출범을 반긴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전체 은행산업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아직 작기 때문에 경쟁하기보다는 서로 보조를 맞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1위 카카오뱅크의 총자산은 약 25조원인 반면, 신한·국민·하나은행의 총자산은 각각 400조원이 넘는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비대면 채널 확대와 편의성 향상 등 기존 은행의 변화를 끌어내 ‘메기’ 구실을 했으나 중신용 대출이 부족하고 금리에 큰 차이가 없는 등 차별성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은 “기존 은행에 경각심을 줬다는 점에서 큰 기여를 했지만 아직은 제한적인 가능성만 보여줬다. 좀 더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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