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미안하신가요? 추모에 숟가락 얹는 사람들

김은경 기자 2021. 1. 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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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관련 법안 쏟아내
6일 오전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안장된 정인 양의 묘지에 사진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입양아 정인이를 애도하는 ‘정인아미안해’ 추모 챌린지를 이용해 상품을 만들어 판 작가가 소속 협회로부터 제명됐다.

사단법인 한국문화예술가협회는 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는 2021년 1월 6일 현재 본 협회에서 제명됐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 협회 소속이었던 캘리그라피 작가 A씨는 지난 5일 쇼핑몰에 ‘정인아 미안해’라는 글자를 인쇄한 의류, 가방, 쿠션, 스마트폰 케이스 등 각종 물건을 판매용으로 1만~3만원에 올렸다. 각 상품에 ‘한정’이라는 문구도 붙였다.

A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동참하다보니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미안한 마음을 글씨에 담아 제품으로 만들었다”며 “하나도 안 팔려도 괜찮으니 한 분에게라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학대를 받다 사망한 정인이의 사망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도를 넘은 상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저는 그냥 단순하게 ‘정인아미안해’ 챌린지를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자 한 목적으로 제품 디자인을 한 것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생각 없는 행동이라는 질타를 해주셨다. 사과드린다”고 했다.

상품 판매는 중단했지만, 사과문을 올리면서도 ‘감성글귀’ ‘사단법인한국문화예술가협회작가’ ‘수채캘리’ 등 20개의 홍보용 해시태그(#)를 달아 질타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문화예술가협회 인스타그램

◇ 정치권도 뒤늦게 법안 쏟아내

국회에서도 이 사건이 지난 2일 방송 보도를 통해 알려진지 사흘 만에 관련 아동학대 방지 법안 11개가 발의됐다. 지금이라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과 함께 계류돼 있는 법안은 처리하지 않은 채 정치권이 생색내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 중에선 아동 학대 치사에 대한 처벌 수준을 현행 5년에서 2배 높이는 등 ‘형량 강화’에 초점을 둔 법안이 있다. 아동 학대범의 신상을 공개하는 내용도 있다. 특정강력범죄에 아동학대범죄를 추가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하지만 국회에는 이미 이와 관련해 상당히 많은 법안이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협회 인권이사는 전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관련 법안이 90건이나 계류 중이라는 것은 개정 필요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특히 아동학대 사건 같은 경우에는 현실에 맞게 변화를 시켜야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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