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블루 웨이브' 시대 눈앞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1. 1. 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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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

[경향신문]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래피얼 워녹 민주당 후보가 이날 조지아주 매리에타에서 젊은 선거운동원들과 유세를 펼치고 있다. 매리에타 | 로이터연합뉴스
워녹, 주 역사상 흑인 최초 당선…오소프도 ‘박빙’ 앞서
2석 모두 승리 땐 하원에 이어 과반수 확보…정국 장악

미국 상원의 다수당을 결정할 조지아주 상원의원 2명을 뽑는 결선투표가 5일(현지시간) 실시됐다. 98%가 개표된 시점에서 민주당 소속 후보 1명이 승리했고, 다른 민주당 후보 1명도 박빙으로 앞서고 있다. 이들이 모두 승리한다면 민주당은 전통적 공화당 우세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하원에 이어 상원의 과반수도 확보하게 된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민주당 의회의 지원 속에 순항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98%가 개표된 6일 오전 4시 현재 래피얼 워녹 민주당 후보가 222만3649표(50.6%)를 득표해 217만3804표(49.4%)를 받은 켈리 레플러 공화당 후보를 4만9000여표차로 앞서 있다면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는 220만5082표(50.15%)를 득표해 219만2276표(49.85%)를 얻은 데이비드 퍼듀 공화당 후보를 1만2806표차로 앞섰다.

하지만 오소프 후보와 퍼듀 후보 간의 득표차는 크지 않아 언제든 승패가 엇갈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미국 언론들도 승패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조지아주 선거 책임자인 브래드 라펜스버거 국무장관은 개표되지 않은 표가 20만표가량 된다면서 최종 결과는 6일 낮 12시(한국시간 7일 오전 2시)쯤 나올 것이라고 CNN과 인터뷰에서 예상했다.

이번 결선투표 결과는 상원의 다수당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11월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서 상원은 공화당이 50석, 민주당과 무소속이 48석을 얻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조지아 상원의원 2석을 모두 가져가면 여야 동석이 되지만 민주당 소속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가 의장을 맡아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민주당이 가까스로 상원을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1석씩 나눠 가지면 상원의 판도는 이전과 같이 공화당 51석, 민주당 49석 구도가 된다. 공화당으로선 이번 선거에서 최소 1석은 얻어야 바이든 정부에 대한 견제 장치를 확보할 수 있다.

현재 판세는 민주당 승리 쪽으로 기울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의 상원 장악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후보 2명이 모두 당선되면 민주당은 백악관과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모두 장악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바이든 정부의 초기 국정운영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주요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빨라지고, 건강보험 확대, 인종정의 확립, 기후변화 대응 등의 대선 공약도 민주당 의회의 지원 속에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추진된 주요 정책을 뒤집는 것도 한결 쉬워진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조지아 상원의원을 배출하게 된다. 이는 그간 공화당의 절대우세 지역이었던 조지아에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 지역에 강력한 교두보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워녹 후보는 조지아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 목사인 그는 미국의 전설적인 흑인 민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재직했던 애틀랜타의 에벤에셀침례교회에 재직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워녹 후보의 승리는 공화당 텃밭이었던 조지아 정치 지형의 변화는 물론 미국 내 기독교 좌파의 승리를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보좌진을 거쳐 다큐멘터리 영화사를 운영했던 오소프 후보는 만 33세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지난 40년을 통틀어 최연소 상원의원이 된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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