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에 1명씩 사망..'코로나 공포도시'로 변한 LA와 런던
"환자에 공급할 산소 부족
구급차 돌려보내고 있어"
영, 은퇴 의사 복귀 호소도
[경향신문]

응급환자에게 공급할 산소가 부족하다. 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는 병원에 가지 못하고 현장에서 사망신고를 받는다. 의사들은 누구를 먼저 살릴 것인가 잔인한 선택을 해야 한다. 낮이든 밤이든 거리는 텅 비어있다. 어딜 가든 공기 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져있을 것이라는 공포가 도시를 집어삼켰다. 재난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와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2021년 1월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LA와 런던, 두 도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대표하는 곳이 됐다. 급속한 감염 확산으로 도시의 의료기능까지 마비됐다는 점에서 두 도시가 처한 현실은 ‘재앙’에 가깝다.
보건당국 조사에 따르면 LA에선 15분마다 한 명씩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30일 40만명이었던 확진자 수는 1월2일 80만명을 넘겼다. LA타임스는 5일 “병원들이 응급환자에게 공급할 산소가 부족해, 구급차를 돌려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LA 응급의료서비스 당국이 지난주 최소 20분 심폐소생술을 해도 소생 가능성이 없는 18세 이상 환자는 병원에 이송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고, 산소포화도가 90% 미만인 환자에게만 보충 산소를 투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병상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바버라 페러 LA 공공보건국장은 “집밖 어딜 가든 바이러스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자택 대기를 강조했다. 힐다 솔리스 LA카운티 감독관은 “병원의 모든 의료진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을 다 소진했다”며 “인간 재앙”이라고 했다. 에스에프게이트는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분석한 결과 LA에서 17명 중 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오는 31일 예정됐던 그래미 시상식도 3월로 연기됐다.
런던은 지난달 20일 세계 최초로 전파력이 70%까지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코로나19 감염의 중심지가 됐다. 영국은 5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6만명을 넘겼는데, 이날 하루 런던에서만 1만4700명이 새로 감염됐다. 런던의 누적 감염자 수는 45만명이 넘는다. 정부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위티 박사는 5일 “잉글랜드를 기준으로 50명 중 한 명, 런던의 경우 30명 중 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런던의 병원들 역시 산소부족 상황을 겪고 있다. 일부 병원에선 코로나19 때문에 암수술이 지연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주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의사들이 ‘누구를 먼저 살려야 하나’라는 질문에 부딪혀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보건부는 지난 2일 병원 인력수급을 위해 은퇴한 의사들이 현장에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복귀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런던이 있는 잉글랜드 전 지역이 5일부터 2월 중순까지 3차 봉쇄에 돌입했다.
영국은 지난달 8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미국도 지난달 14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접종속도가 감염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 6일(GMT 기준)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36만명을 넘어 세계 1위를, 영국은 7만6000명을 넘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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