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상 첫 코스피 3000 돌파, 단기과열도 경계해야
[경향신문]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대를 찍었다. 2007년 7월25일 코스피가 2000을 돌파한 이래 13년5개월여 만이며, 1000선을 넘은 지는 약 32년 만의 일이다. 코스피 3000 돌파의 의미는 크다. 한국 증시는 세계 10위급 경제 규모에 비해 그간 저평가됐다.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나 내부거래, 한반도 안보 이슈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크게 작용했다. 증시 자금은 기업의 투자금이 된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활성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단기간 과열 양상도 보이기에 투자자와 당국은 부작용에도 대비해야 한다.
코스피 3000 돌파의 원동력은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다. 직장인과 주부, 대학생 등 너도나도 주식투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들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서 지난해 사들인 주식이 63조8000억원어치다. 이렇게 개미들이 증시에 몰려든 것은 돈이 많이 풀린 탓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국가들의 대규모 재정투입과 수년간의 저금리에 따라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또 부동산에 몰렸던 돈이 각종 규제 탓에 주식시장으로 옮겨 탄 것도 한 요인이다. 증시 활황이 저변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일단 긍정적이지만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벌써 단기간 과열이나 거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지금 증시의 활황이 실적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돈의 힘으로 밀어올린 유동성 장세이기 때문이다. 재정·통화정책 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신년사에서 실물·금융 괴리와 유동성 쏠림을 우려했다. 지금 코로나19 충격으로 자영업자 휴·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팬데믹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번 랠리가 오래가기 어렵다. 무엇보다 동학개미들 투자금의 상당수 원천이 빚이란 점이 걱정스럽다. 지난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빌린 단기 신용거래융자 잔액만 20조원에 가깝다. ‘빚내서 집 사라’도 문제지만 ‘빚내서 주식 사라’는 더 위험할 수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 주식의 가치를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 같은 주요 지표에 과열 경고등이 켜졌다.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지수’도 지난해 123%로, 과열 기준인 100% 선을 넘었다. 산은 오르기보다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한 법이다. 향후 증시 조정 국면 때 빚내서 투자한 개미들이 충격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대출 규제 등을 더 꼼꼼히 해야 할 때다.
아울러 공매도를 비롯한 제도들을 바로잡고 경제민주화에 박차를 가해 반듯한 경제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한국 증시를 도약시키는 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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