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동당 집행부 70% 이상 '물갈이'..경제·행정 관료 대거 중용
[경향신문]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는 집행부나 당 대표자 등 대회 진행을 위한 인적 구성 면에서 5년 사이 커다란 변화를 나타냈다.
8차 당 대회 집행부는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 열린 2016년 7차 당 대회와 비교해 70% 이상으로 대폭 교체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최룡해·리병철·김덕훈·박봉주·리일환·김영철·최부일·오수용·최상건 등 권력 최상층 10명은 자리를 지켰지만, 나머지 29명(74.4%)은 새로 등용됐다.
새 집행부 면면을 보면 대부분 경제나 행정 관료들이다. 지난 5년간 김 위원장의 성과 위주 인사에 따라 발탁된 이들이 눈에 띈다.
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지난해 차수로 진급했다가 다섯 달 만에 다시 원수로 초고속 승진한 인물이다. 김덕훈 내각총리와 림철웅·김일철 등 부총리 8명이 전원 포함됐고, 최상건 당 과학교육부장 등 경제와 과학·교육 부문 관료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집행부에 진입하면서 8차 당 대회 이후 공식 지위가 더욱 강화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역시 정치국 후보위원인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집행부에 들었다.
전국 당 대표자 구성에서도 군 대표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719명→408명), 행정·경제 부문 대표는 2배가량 증가했다(423명→801명). 또한 현장 근로자 출신 당원 대표가 1445명으로 이전(786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당·정치 부문 대표는 1959명이다. 군 출신보다 경제·행정 관료를 중용하고, 현장 당원들의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은 8차 당 대회를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으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제 분야 관료들은 8차 당 대회 이후 요직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스스로 지난 5년간의 경제 정책이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인정한 상황에서 이 같은 변화는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경제난 해결에 무게중심을 두고, 인사 ‘물갈이’와 자원 재분배를 통해 내부 고삐를 죌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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