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속풀이] '정인이 사건' 대응 데자뷔..'법안 80% 폐기' 결말도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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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이 6일 여의도 정치권에 데자뷔를 일으키고 있다.
사건이 유명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전파를 탄 지 사흘 만인 5일부터 정치권에서 앞다퉈 후속대책을 촉구하고, 법안 발의 소식을 전하는 이들이 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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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41건 중 34건 심사조차 안돼.."부끄러워 말 안나올 지경"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16개월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이 6일 여의도 정치권에 데자뷔를 일으키고 있다.
사건이 유명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전파를 탄 지 사흘 만인 5일부터 정치권에서 앞다퉈 후속대책을 촉구하고, 법안 발의 소식을 전하는 이들이 늘면서다. 각종 회의 소집부터 태스크포스(TF) 출범 논의까지 아동학대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돼 온 익숙한 풍경이 재현되고 있다.
관련 법안들을 국회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안의 심각성에 공감한 여야는 이날부터 친권자의 징계권 삭제를 골자로 한 민법 개정안,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규정을 명확히 한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등에 대한 상임위원회 심사에 착수했다. 모두 21대 국회 출범 초기였던 지난 6~9월 사이 발의된 법안들이지만 수 개월간 잠을 자다 이제서야 논의 대상이 됐다. 이 법안들은 이르면 8일 본회의에 상정된다.
그러나 이후 관련 논의가 언제까지, 얼마나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아동학대와 관련해 21대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이날 기준 벌써 40건에 달한다. 20대 국회 4년 동안 관련 개정안이 41건이 발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수치다. 이 중 10건은 '정인이 사건'이 공론화된 직후인 5~6일 발의됐고, 최근 문제점을 지적한 여야 의원들의 수를 헤아려보면 관련법은 한동안 쏟아져 나온 전망이다.
그러나 국회는 당장 9일부터 2월 초까지 문을 닫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면에 접어들면 사건은 잊히고 여야의 극한 대립이 전면에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4월 재보궐선거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법안 논의가 사실상 뒷전으로 밀릴 것으로 보여 법안을 발의한 의원실조차 "결국 같은 결말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토로하는 상황이다.
실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41건 중 34건은 상임위 심사조차 거치지 못한 채 임기만료 폐기됐다.
2016년 햄버거를 먹고 이를 닦다 숨진 뒤 학대 사실이 밝혀진 인천 여야 사건, 2018년 친부의 지속적인 학대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고준희양 사건, 2019년 서울 금천구 아이돌보미 아동학대 사건, 2020년 인천 라면형제 사건 등 충격적인 사건이 이어졌지만 관련 법안 10건 중 8건은 빛을 보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부끄러워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가 대책을 만들고 요란을 떨지만 모든 대책들이 허점이 있었거나, 작동이 안되거나, 가닥이 안 잡히거나, 그런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정책위에서 유관부처와 함께 빠른 시간 내에 실효성 높은 대책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며 "저희가 8일날 (아동학대) 관계법을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촘촘하게 정책을 들여다 보겠다"고 약속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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