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경제 목표, 전 부문서 엄청 미달" 실패 인정
[경향신문]
“원인, 객관 아닌 주관서 찾아야”
대남·대외 정책 구상 공개 예고
북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개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경제 목표 달성에 크게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당 대회를 통해 대북 제재, 코로나19, 북·미 협상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북한의 대내·대남·대외 정책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6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대회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그대로 방치하면 더 큰 걸림돌이 되는 결함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8차 당 대회에서 밝힐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한 경제 자구책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대남·대미 정책이나 핵무기 등 전략무기 개발 성과를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다만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획기적 전진을 위한 주된 투쟁 노선과 전략·전술적 방침들, 조국통일 위업과 대외관계를 진전시키고 당 사업을 강화·발전시키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미 협상 등 대미 관련 메시지, 통일방안을 포함한 대남관계 구상 공개를 예고한 것이다.
2016년 5월 이후 약 5년 만에 개최된 8차 당 대회에서는 당 기구 개편·인사, 당 규약 개정 등도 이뤄지게 된다. 이번 당 대회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7차 당 대회(5054명) 때보다도 많은 인원(7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당 대회 집행부는 경제·행정 관료가 대거 등용되며 5년 만에 74%가 교체됐고, 김 위원장의 동생이자 ‘2인자’ 역할을 하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포함됐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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