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협은 왜 스스로 K리그2로 향했나
[스포츠경향]
축구에선 1부리그에서 2부로 떨어지는 것을 악몽이라 말한다. 윗물과 아랫물의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인데, 올 겨울 이적시장에선 일부 선수들은 스스로 2부행을 자처하기도 한다. 6일 경남FC 이적이 발표된 골잡이 이정협(30)이 대표적인 선수다.
이정협은 국가대표 경력이 풍부한 선수로 올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194명 가운데 최대어로 분류됐다. 탁월한 기량과 농익은 경험이 무르익은 그가 이적료까지 없으니 1부와 2부 가릴 것 없이 영입 경쟁은 치열했다. 가장 먼저 이정협에게 손을 내밀었던 설기현 경남 감독이 “(이)정협이의 결정만 기다릴 뿐”이라고 걱정했을 정도다.
이정협이 1부에 남을 수 있는 상황에서 2부리그인 경남으로 옮긴 것은 세 가지 측면으로 풀이된다. 먼저 설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이 이정협 본인의 성향과 딱 맞아 떨어졌다. 이정협은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뛰는 선수로 득점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이타적인 플레이와 연계 능력이 뛰어나다. 이 부분을 잘 살린다면 최고의 골잡이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다. 이정협이 2년 전 2부에선 31경기에서 13골 4도움으로 훨훨 날았지만 지난해 1부에선 6골 2도움에 그친 것도 감안해야 했다. 여기에 경남이 1부 팀들보다 파격적인 연봉을 제안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정협은 “설기현 감독님과 함께 1부리그 복귀를 위해 경남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때로는 거부할 수 없는 인연에 2부행을 받아들이는 경우도 나온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경쟁력을 입증받은 이진현(24)이 최근 대구FC를 떠나 대전 하나시티즌으로 이적을 확정한 경우가 그렇다. 이진현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 당시 수석코치로 인연을 맺었던 이민성 신임 감독이 대전의 지휘봉을 잡자 이적 제의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2부에선 상대적으로 주전 경쟁이 수월한 것도 이적에 영향을 미친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뛰어야 가치를 인정받는 법. 벤치에 머무는 기간이 길었던 젊은 선수들은 1부라는 이름값보다 출전 기회를 원한다. 2019년 폴란드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멤버인 황태현과 이상민이 나란히 서울 이랜드FC 유니폼을 입은 이유다. 1부에서도 우승 후보인 울산의 벤치 멤버였던 이상헌과 정훈성, 박정인, 최준 등도 트레이드를 통해 부산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K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에이전트는 “선수들이 1부를 우선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황에 따라선 2부라는 선택지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 이적시장이 문을 닫을 때까지 이런 사례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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