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comes first (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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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의 간판스타 앤더슨 쿠퍼는 말이 없었다.
2018년 방한한 그를 한 파티에서 만났을 때, 그는 예의는 바르지만 수줍은 소년 같았다.
침방울 하나로도 옮는 바이러스 때문에 5일 현재 전 세계에서 180만 명(한국 1007명) 넘는 이들이 생명을 잃었다.
하지만 또 그래서 얼마나 소중한지 팬데믹은 가르쳐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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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 SU-JIN The author is head of the Today & People Teamat the JoongAng Ilbo.
CNN anchor Anderson Cooper didn’t say much when I met him at a party during his visit to Korea in 2018. He seemed like a polite but shy man. I could not see the journalist side of him who cornered a presidential candidate with sharp questions and saved a bleeding child in earthquake-struck Haiti. People who expected adventure stories were disappointed.
But my curiosity was solved when I saw him hosting the New Year’s Eve show in Times Square in New York on Dec. 31. He said that when he was 10, his father had a heart attack on New Year’s Eve and he panicked after seeing people partying and celebrating. As a result, he had a kind of party trauma. Everyone has their own stories. If I judge people based on my standards alone, I can easily end up misunderstanding them.
Was 2020 so hard because of Covid-19 alone? The deadly virus killed more than 1.8 million people around the world as of Jan. 5, including 1,007 in Korea. The pandemic taught me how valuable a life is. Nevertheless, we wasted last year hating each other fiercely. The administration that advocated to “put people first” only cared for certain people first, and the nation was divided between those who raved over the government and those who didn’t. Isn’t it unfair to waste my life dividing my side from your side when it’s too short to dislike one another?
I hope 2021 will be different. I wish it would be a year to stop the vicious cycle of hatred and become the time to make efforts to understand each other. British writer Ian Maclaren said, “Be kind, for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 battle,” a quote widely misattributed to Plato.
Someday, we may completely forget about the time we could not go out without a face mask or sigh on crowded public transportation and say, “Oh, working from home was nice.” You may complain to the karaoke owner for not giving you extra time for free and get frustrated by the passenger on the next coach seat. And news articles will be filled with angry, negative comments with swear words as before.
But let’s not forget that the karaoke owner and the passenger next to you are also fighting their own battles.
As Anderson Cooper wrapped up the New Year’s Eve broadcast, he said that many people who lost their loved ones would be lonely. He also asked audiences to remember that they were together as the same humans, wishing for a new year of caring for one another.
사랑이 먼저다
강혜란 투데이&피플 팀장
CNN의 간판스타 앤더슨 쿠퍼는 말이 없었다. 2018년 방한한 그를 한 파티에서 만났을 때, 그는 예의는 바르지만 수줍은 소년 같았다. 날 선 질문으로 대통령 후보를 몰아붙이고, 아이티 지진 현장에서 피 흘리는 아이를 구출하던 현장기자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호탕한 무용담을 기대했던 이들은 다소 실망. 하지만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새해 전야제 쇼를 진행하는 그를 보며 궁금증이 풀렸다. 쿠퍼는 “열 살 때, 새해 전야에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쓰러지셨다”며 “사람들이 파티하고 환호하는 걸 보면서 나는 공포에 떨었다”고 털어놨다. 일종의 파티 트라우마가 있었던 거다. 그래,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 덮어놓고 나만의 잣대로 판단하고 혼자 결론 내리면 오해의 덫에 갇히기 십상.
2020년이 힘들었던 게 코로나19 때문만일까. 침방울 하나로도 옮는 바이러스 때문에 5일 현재 전 세계에서 180만 명(한국 1007명) 넘는 이들이 생명을 잃었다. 삶이란 얼마나 덧없는지. 하지만 또 그래서 얼마나 소중한지 팬데믹은 가르쳐줬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난해를 서로를 가열차게 미워하는 데 소진했다. '사람이 먼저'라며 집권했던 정권이 특정 사람만 먼저 챙겼고, 이에 분노 또는 환호하며 국가공동체가 반으로 뚝 쪼개졌다. 사랑하기에도 모자란 짧은 인생을 내 편 네 편 가르기에 빠져 낭비했다니 억울하기가 그지없지 않은가.
2021년은 다르면 좋겠다. 증오의 악다구니 악순환에서 벗어나 서로에 대한 이해를 위해 노력해보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플라톤의 격언으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20세기 초 영국의 작가 이언 맥클라렌은 이런 말을 남겼다. “당신이 만나는 모든 이들은 누구나, 당신은 짐작도 못 할 나름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러니 타인에게 친절해지자. 언제나.”
언젠가 우린 마스크 없이 외출도 못 했던 시절은 까맣게 잊고 만원 출퇴근 대중교통 안에서 “재택근무가 좋았어”라고 한숨 쉴지 모른다. 노래방에선 서비스 10분도 안 주냐고 사장님을 원망할 것이고, 이코노미석에 앉아선 옆자리 승객 때문에 짜증이 나고, 기사엔 각종 욕설이 버무려진 악플이 난무할 것이다. 하지만 노래방 사장님도, 옆자리 승객도 나름의 전쟁을 겪어내고 있다는 것, 우리는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앤더슨 쿠퍼는 새해 전야제 방송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많은 이들이 지금 홀로 외로워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기억해주세요. 우리는, 같은 인간으로서, 함께 있습니다. 서로를 생각하며 보듬는 한 해가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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