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가 미래.. '초격차' 승부수

안경애 2021. 1. 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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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구조 설계로 적용 분야 확대
폴더블·5G 관련 필수 소재 주목
사내 연구개발 지원, 특허출원 ↑
김태림 PI첨단소재 대표
PI첨단소재 공장에서 직원들이 폴리이미드 필름 소재 생산공정을 관리하고 있다. PI첨단소재 제공

PI필름 세계 1위 기업 'PI첨단소재'

폴리이미드(PI) 필름 세계 1위 기업 PI첨단소재(대표 김태림·사진)가 폴더블폰, 5G, 디스플레이 등 첨단 소재 시장에 대응해 기술혁신을 통한 격차 키우기에 나섰다. 2008년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합작해 설립한 후 2014년부터 글로벌 PI 필름 시장 선두자리를 지켜온 회사는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규모 확대를 통해 차세대 고사양 폴리이미드 필름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우주복부터 폴더블폰까지= 폴리이미드는 범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영하 273℃에서 영상 400℃까지 극저온부터 극고온 환경에도 특성을 잃지 않는 강점이 있다. 높은 내열성과 전기절연성, 유연성, 불연성을 가져 우주복부터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산업현장에 폭넓게 활용된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시 우주복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특히 1980년 인텔이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에 사용하면서 활용범위와 사용량이 급증했다. 여기에 인쇄회로기판(PCB)뿐 아니라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에도 사용되면서 시장이 더 커졌다.

PI첨단소재의 경쟁사는 미국 듀폰, 일본 카네카, 대만 타이마이드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경기가 회복세를 띠면서 첨단소재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기술·증설 경쟁을 펼치고 있다. PI첨단소재는 지난해 11월부터 2022년까지 700억원을 투입해 연간 600톤 규모의 PI 8호기 생산시설을 증설키로 하는 한편 고부가 소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폴리이미드 필름 시장 세계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의 변화에 앞서나가기 위해 최근 2~3년 사이 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면서 "지재권 분야에도 많은 투자를 해 '연구하는 기업'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분자구조 설계 통해 맞춤 소재 개발=회사의 핵심 기술은 필름에서 폴리이미드 중합을 위한 고분자 분자구조 제어 기술과, 액상 고분자 상태의 폴리이미드를 필름 형태로 만드는 솔벤트 캐스팅 제막기술, 특성이 다른 필름과 입자의 혼합성 한계를 극복한 입자분산 기술이다. 여기에 최근 적용 분야를 다각화하기 위해 바니쉬, 파우더, 성형용 제품까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폴리이미드 중합에 쓰이는 모노머는 크게 무수물과 아민 두가지로, 그 안에서도 각각 수십 종류가 있는데, 이중 어떤 물질을 선택하고 합성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 회사는 다양한 모노머 합성 경험을 바탕으로 분자 수준의 폴리이미드 고분자 설계기술을 보유했다. 또한 다양한 기계적 물성 측정장비와 열특성 측정 장비, 스퍼터 증착, 코팅 설비, SEM(주사전자현미경) 등의 분석장비를 갖추고, 고객이 원하는 특성을 소재를 맞춤 개발해 공급한다.

제품은 FPCB, 방열시트, 일반 산업, 스퍼터링, 전기차, 반도체 소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된다. 특히 다른 폴리이미드 제조업체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특수 두께 및 특수 폭 제품도 시장의 요청에 따라 공급한다. 이같은 강점은 시장을 FPCB 용도 외에도 그라파이트 쉬트,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으로 확장하는 바탕이 됐다.

◇폴더블·5G 시장 주목=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그라파이트 쉬트용 폴리이미드 필름은 인조 그라파이트 쉬트 제조 시 높은 열전도도를 통해 우수한 방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재료다. 회사는 쉬트 특성을 좌우하는 고분자 배열 및 기능성 첨가제 노하우를 통해 주요 경쟁업체 및 신흥 중국기업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블랙 폴리이미드 필름도 주요 제품인데, 적갈색의 투명한 일반 폴리이미드 필름과 달리 광차폐성을 지닌 게 특징이다. 일반적인 기술로 구현하기 어려운 블랙 색상을 선명하게 구현해 회로기판 내 패터닝의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 단계 나아가 저광반사 블랙 폴리이미드 필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광학 폴리이미드 필름도 주력하는 시장이다. 커지는 수요에 대비해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과 협업해 기술 개발에 나서는 한편 태블릿, PC 등에도 폴더블 제품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5G 통신에서도 고속전송용 소재 개발이 필수적인 만큼, 고속전송용 폴리이미드 필름을 개발 상용화했다. 이밖에 반도체 절연막, 이차전지 바인더, 일렉트로 와이어 등 다양한 용도의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연구하는 기업' 문화 자리잡아=연구개발 인프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새로운 필름 개발을 위한 랩과 실험용 중합·제막·분석 장비를 구축했다. 스케일업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준양산설비에 해당하는 300㎏ 중합설비와 파일럿 장비도 갖췄다. 신규 사업분야 진출을 위해 일반, 고압, 특수 용도의 파일럿 중합반응기와 관련 장비를 갖추고, 고객사의 성능 및 신뢰성 평가에 대응하고 있다.

내부 지식재산권관리시스템을 구축해 특허 제안부터 등록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고, 사내 기술대전 및 직무발명 보상제도를 도입해 임직원이 특허출원을 하면 합당한 보상을 주는 체계를 갖췄다. 지식재산권이 회사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철학 하에 2018년, 지재권의 질적 성장과 양적 확대를 동시에 추구하는 '2G 전략(Growth of Quality&Growth of Quantity)'을 수립했다. 그 결과 연평균 특허출원 건수가 2018년 이전에는 4개에서 2018년에 80여 건, 2019년에는 100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지식재산 경영기업 특허청장상을 수상했다. 작년에는 특허청 IP R&D 사업과제 성과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과학기술정통부가 지정하는 우수기업연구소에도 선정됐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개발 방식에 그치지 않고 외부 연구기관, 대학 등과의 공동개발, 위탁용역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 속도를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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