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예체능 대입 실기시험 "준비기간 줄고, 혼란 늘었다"

안형철 2021. 1. 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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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학원들 "예년보다 실기시험 기간 줄어 촉박하게 시험 치러야"
코로나 확산으로 학원 문 닫으며 실기 중요한 예체능 수험생들 준비에 차질
[안양=뉴시스] 안형철 기자 =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미술대학 실기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 2021.1.6. goahc@newsis.com

[수원·안양=뉴시스]안형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늦춰진 수능 일정, 감염 우려에 따른 비대면 시험으로 실기시험 준비기간이 촉박해지고, 시험방식이 바뀌면서 예체능 계열 수험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6일 경기 안양지역의 한 미술입시학원 관계자 A씨는 "예년에는 정시 실기시험 기간이 가, 나, 다군 대학별로 10일 정도 배정됐지만, 올해는 8일씩으로 줄어들었다"며 "표면상으로는 이틀이 줄었지만 대학들의 실기시험 일정이 비슷한 기간에 몰려 있어 실제로는 더욱 빽빽하게 시험이 치러진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이었다면 학생들에게 일주일 가량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올해는 바로 하루 뒤에 다른 대학의 실기시험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이렇게 되면 사실상 일주일 동안 2개의 시험을 준비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미술 입시는 정시와 수시 모두 실기시험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실기시험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예술학교 등 특수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일반학교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보통 학원에 기대어 입시를 준비한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지난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학원 운영을 중단했던 기간이 늘어나면서 예체능 수험생들의 입시 준비기간이 더욱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A씨는 "미술 입시생의 경우 집에서 혼자 준비하기 어렵고 비대면 수업의 경우 일반학생보다 효율이 더욱 떨어져 어려움이 많다"며 "더욱이 매년 대학에서 개최했던 실기대회를 비롯해 학원들이 연합해 진행했던 모의실기대회 등도 없어지면서 학생들이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양=뉴시스] 안형철 기자 =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미술대학 실기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 2021.1.6. goahc@newsis.com

또 다른 미술입시학원 지도교사는 "일정도 문제지만 시험의 방식이 실물에서 사진을 그리는 방식으로 변하거나, 시험시간이 줄어들고, 면접을 동영상을 찍어 제출하는 등 이전에는 없었던 시험방식이 도입되면서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일부 대학의 경우 같은 학과 실기시험을 오전, 오후로 나눠 다른 문제를 출제해 분반별 형평 문제도 우려된다"고 성토했다.

음악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역시 연습실 확보와 실기시험 동영상 제출 대체 등으로 혼란하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기지역 한 예술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권석준 교사는 "음대는 단 몇 분 동안의 연주로 입시가 끝난다. 수정 작업이 불가능하고, 짧은 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실수 없이 쏟아부어야 하는데 일부 대학교의 경우 실기시험을 동영상 제출로 대체해 형평에 문제가 있다"며 "금전적 형편이 좋은 학생은 영상을 긴 시간 동안 여러 번 찍을 수 있지만 반주 비용, 스튜디오 대여 비용 등을 부담하기 힘든 학생들은 영상을 찍을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며 시험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음대 입시는 많은 연습량이 절대적이고 이에 따라 방음 장소가 필수인데,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연습실이 문을 닫았다"며 "이 때문에 학교에서 연습실을 확보하기 위해 학생들 사이에서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문제도 마찬가지로 집안에 방음 연습실을 가질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 사이에서도 형평의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체육학과를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실시시험 일정의 단축은 물론 대부분의 체육 입시학원이 체육시설로 분류돼 있어 문을 닫았던 기간이 더욱 길어진 탓에 불안 속에서 실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에서 체육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을 지도하는 한 체육 입시교사 B씨는 "체육 입시를 준비하는 학원들 대부분 체육시설로 인가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학원을 운영할 수 없는 기간이 2달 가량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육의 경우 생성되는 것보다 빠지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2주 동안 준비를 하지 못하게 되면, 2주가 아닌 1달의 성과가 후퇴하게 된다"며 "2달의 공백기는 4~5달의 공백에 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1월 서울 모 대학 실내체육관에서 심사위원들이 2020학년도 정시모집 실기고사 작품을 채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0.01.20. photo@newsis.com

체육 입시 역시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제자리 멀리 뛰기, 제자리 높이 뛰기 등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전자 계측기로 측정하며 관리 해야 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혼자서 입시를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은 마찬가지다.

또 앞선 수시모집에서 시험 종목이 시험 일주일 전에 없어지는 사례가 있어 학생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B씨는 "정시 실기시험은 다음 주에 원서접수인데 아직 모집요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렇게 되면 일주일 만에 종목을 준비해야 한다"며 "순발력, 지구력, 근력, 유연성, 근지구력 등 각 항목 평가가 있는데, 학생마다 장점에 맞춰 지원학교를 선택하는 전략을 짜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수시에서도 종목이 평가항목이 일주일 전에 없어지는 사례가 있어서 정시 모집 요강이 확정되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학생도 지도교사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체능 계열의 수험생들은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가군 대학 실기시험을 시작으로 나군 1월 21~28일, 다군 1월 29일~2월 5일까지 시험을 치르게 된다. 결과 발표는 2월 7일까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goahc@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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