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룰 양보로 安 압박..'단계적 단일화' 구상 윤곽

유경선 기자 2021. 1. 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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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 '100% 여론조사 본경선' 제시.."의미심장한 변화" 安 향해 명분쌓기
김종인 "당 후보 선출 후 후보 등록 직전에 단일화"..당내 安 견제도 본격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국민의힘 입당을 마다하고 국민의힘 밖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그리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의 후보 단일화 전략이 구체화하고 있다.

안 대표에게 '경선룰 조정'이라는 '양보안'을 제시하며 국민의힘 경선 참여를 한층 압박하되, 통합 경선이 무산될 경우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한 후 후보 등록 직전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를 시도한다는 단계적 단일화 구상이다.

안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를 적극 모색하는 듯한 전략이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안 대표에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구상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에서는 6일 안 대표와의 '후보등록 직전 야권 단일화'와 '경선 과정에서부터의 단일화' 언급이 함께 나왔다.

국민의힘은 우선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을 100% 여론조사로 치르는 방안을 잠정 확정했다.

공천관리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한 '범야권 통합경선'을 소망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경선 규칙 변경 방침을 설명했다.

안 대표를 포함해 금태섭 전 의원 등 외부 인사들에게 '경선 단계에서부터 국민의힘에 들어와 함께하자'고 보내는 신호인 셈이다.

국민의힘은 1월 말까지 경선 등록을 받아 예비후보자들을 선정한 뒤 2월 말까지 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정 의원은 당초 당원 20%에 여론조사 80%로 결정했던 본경선을 100% 여론조사로 치르기로 한 데 대해 "우리가 경선규칙도 바꾸고 하는 게 진정성을 가진 자세 전환"이라고 '대승적인 양보'의 취지를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런 우리의 변화를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며 "범야권 단일화는 각자가 자기희생을 하고, 양보와 절제가 있어야 이뤄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선룰 조정이라는 명분을 확보함으로써, 안 대표와의 단일화 논의에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다. 여기까지 양보했는데도 통합 경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대표에게 책임을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에게 경선 참여를 계속 요구하되, 이것이 무산됐을 경우를 가정한 자체 경선 일정도 차질 없이 진행시킬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는 물론 본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국민의힘 경선을 최대한 흥행시켜 가장 경쟁력 있는 당의 후보를 만들어내는 것이 지상 과제이기 때문이다.

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국민의힘 후보 결정 이후로 고려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언급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가장 적합한 국민의힘의 후보를 2월 말까지는 확정지을 것"이라며 "단일화를 한다고 하면 결국 3월 초에 가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등록 직전에 단일화를 할 수 있으면 좋다는 게 김 위원장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공관위에서 논의되는 '100% 여론조사 본경선'에 대해서도 "100% 시민경선을 한다고 해도 외부인사가 참여하려면 당원이 돼야 한다"며 "입당이 전제되지 않으면 같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김 위원장의 '후보등록 직전 단일화' 언급에 대해 "단일화의 '데드라인'을 말한 것"이라며 "그전에 범야권 통합기조의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더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2.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안철수 견제구'도 가시화…나경원·오세훈 "국민의힘 중심 선거 돼야"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안 대표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3일 만나 '국민의힘 중심의 선거 승리'를 논의했다. 두 사람은 서울시장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날(5일) 서울시장 출마표를 던진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안 대표를 향해 "무상급식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시대의 조연들"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단일화 논의에 대해서는 "낡은 정치문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서울시장은 다음 단계로 올라서가 위한 징검다리가 아니다"라며 "안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고 단일화와 함께 출마 선언을 했던 게 (출마 결심) 계기가 됐다"고 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를 향해 "가슴이 없고 계산만 하는 정치를 하려는 것"이라며 "박원순 시장을 만든 분이고 민주당 대표를 한 분"이라고 직격했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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