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지고 똑똑해진' 동학개미가 주역

임아영 기자 2021. 1. 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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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상승장 주도..'실탄 68조' 바탕 3거래일 2조 순매수 저력

[경향신문]

작년 외인·기관 50조 팔 때
개인들 47조4000억 사들여

2007년 7월 2000선 돌파가 외국인과 기관의 힘 덕분이었다면 6일 열린 ‘3000 시대’는 개인투자자인 ‘개미의 힘’ 덕분이다. ‘동학개미’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1450선까지 폭락했던 주가를 3000선까지 끌어올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 패턴을 바꾸며 ‘스마트 개미’로 거듭난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코스피 등락을 결정지은 것은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였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코스피지수가 1450선까지 폭락하자 이를 기회로 본 개인들은 ‘동학개미’로 변신했다. 지난해 외국인과 기관이 24조5000억원, 25조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울 때 개인투자자들은 무려 47조4000억원을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도 3거래일 만에 2조원 이상을 사들였다.

‘실탄’도 많이 남았다. 지난 4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대인 68조원으로, 전년 대비 2배가 넘는다.

‘개미’들 덕에 코스피는 지난해 주요국 수익률 중 1위를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은 30.75%였는데 11월 이후 26.74% 급등했다. 이 시기 수출이 개선되고 제조업 경기가 나아지며 한국 자산시장의 재평가가 전개됐다”며 “개인투자자들의 대량 순매수가 코스피 상승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고 글로벌 증시 대비 차별적 강세가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와 BBIG 관련주들의 약진 역시 ‘코스피 3000 시대’를 앞당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장주’를 필두로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뒷받침하면서 BBIG 관련주들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디지털 경제를 주도하는 BBIG 트렌드는 전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BBIG 트렌드는 산업·사회구조 변화로 봤을 때 지속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면서 “그동안 미·중 사이의 샌드위치에 있었던 한국 경제가 반도체·2차전지 분야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산업 입지가 달라질 수 있는 기회이며 주식 시장 상승 요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기존과 달리 반도체와 BBIG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박 연구원은 “저금리 구조에서 대체 자산을 찾는 개인들이 과거처럼 테마주가 아니라 우량주를 담아간다는 것은 개인의 부를 축적하면서 한편으로 국가 산업 측면에서 자본시장 성장에 긍정적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주가 가치측정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주가가 고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1주당 순이익이 몇 배인지 보는 PER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260배를 넘어섰다. 증권업계에서는 BBIG 업종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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