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시장, 블록체인-가상자산 활용 길 텄다

OCC "은행들, 스테이블코인 발행해도 좋다"
"은행들이 퍼블릭체인 노드로 참여해 거래 검증 가능"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시중은행들에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국 제도권 금융권에 블록체인·가상자산이 공식적으로 활용되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성 확보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시중은행들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결제를 허용했다.

미국 재무부 산하 통화감독청(OCC)는 지난 4일(현지시간) 시중은행들이 결제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지침 해설서를 내놨다. 은행이 퍼블릭 블록체인의 독립 노드검증 네트워크(INVN)에 참여해 거래를 검증하고,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OCC는 또 은행들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 어음자동교환결제제도(ACH),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시중은행 간 지급결제시스템인 페드와이어(FedWire)와 유사하게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고 명시했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달러 등 기존 화폐와 가격이 고정된 가상자산이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는 1USDT가 1달러의 가치를 가진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상자산이라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유사하지만 가격이 고정돼 안정적이다.

OCC 브라이언 브룩스(Brian P. Brooks) 청장 대리는 "은행이 검증자 노드 역할을 함으로써 거래를 검증, 저장,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이다.

'노드(Node)'는 중앙 관리자가 없는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검증하고 기록하는 수십만개의 서버다. OCC는 INVN을 통해 은행이 독립적으로 노드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거래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안전한 거래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OCC의 이번 조치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미국 제도권 금융 시스템 내에 공식적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앞서 OCC는 지난 해 은행들이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와 개인키 보관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에 전향적인 정책을 잇따라 발표한 것이다.

OCC는 "은행들은 오랜 기간 수표, 여행자 수표 등 무기명 상품을 통해 현금없는 결제를 촉진했다"며 그와 수표 등과 비슷하게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도 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 블록체인협회는 "OCC의 움직임은 가상자산 산업의 거대한 진일보"라고 평가했다. 블록체인 관련 벤처캐피털인 캐슬아일랜드벤처스(Castle Island Ventures)의 닉 카터(Nic Carter) 파트너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은행들이 상시 거래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이점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테더 발행사인 서클(Circle)의 제레미 얼레어(Jeremy Allaire)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 최상위 은행 규제기관인 OCC가 이런 식의 지원정책을 펼친다는 게 엄청나다"며 "이는 가상자산 및 스테이블코인의 승리"라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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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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