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실패 고백한 北김정은식 리더십..대외 메시지 예고(종합)

김미경 2021. 1. 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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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으로 내세웠던 목표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개막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그간의 경제정책 실패를 자인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을 보름여 앞둔 시기에 열린 만큼 남은 당대회 기간 동안 대외 메시지 발신은 물론,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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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권 교체 앞두고 8차 당대회 개막
개회사서 "최악의 난국, 경제 모든 부문 미달"
특유의 솔직화법·코로나 자신감 눈길
통일·대외관계 언급, 대외정책 나올 듯
김여정 '당대회 집행부' 39인에 포함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으로 내세웠던 목표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개막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그간의 경제정책 실패를 자인했다. 이례적으로 ‘엄청나게’, ‘최악의 난국’이란 표현을 쓰면서도 대외적 환경을 탓하는 대신 국정 잘못을 과감히 인정하는 특유의 ‘솔직화법’으로 ‘김정은식 리더십’을 제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대남·대미정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을 보름여 앞둔 시기에 열린 만큼 남은 당대회 기간 동안 대외 메시지 발신은 물론,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8차 당대회 개막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일 막을 올린 노동당 제8차 대회 개회사를 통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경제 실패를 자인했다(사진=뉴스1).
6일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가 1월5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개막했다”며 김 위원장이 개회사와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 대회 개회사를 통해 경제성과 실패를 재차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는 “결함들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그런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당대회는 이런 배짱과 신념을 바탕으로 열렸다. 우리가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 할 투쟁 목표와 과업을 확정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3중고(대북제재·코로나19·수해)로 가중된 경제난을 극복할 뾰족한 묘수가 없는 상황에서 문제의 원인을 외부 요인으로 돌리기보다 내부 사안에 집중해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패를 과감하게 인정하는 전략을 취하면서도 현실 타개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의 개회사를 두고 “최대 난제는 경제난”이라면서 향후 새롭게 제시될 경제 5개년 계획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가 시작됐음을 전하면서 “조국통일 위업과 대외관계를 진전시키고 당 사업을 강화·발전시키는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게 된다”며 대회 기간 중 대남·대미 노선 정책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례에 따라 대회는 나흘간 열릴 가능성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당대회에서 새로운 통일방안을 비롯한 대남메세지와 북미관계를 포함한 대외 메세지가 있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부도 북한 당대회 개최에 주목하고 있다. 통일부는 “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당대회가 한반도 평화 및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이자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해 39명으로 이뤄진 ‘당대회 집행부’에 포함돼 공식 지위에 변화(승진)를 예고했다.

한편 이번 당대회에는 당 중앙지도기관 성원 250명과 각 조직에서 선출된 대표자 4750명, 방청자 2000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회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관측은 빗나갔다. 2016년 7차 당대회 당시 대표자 3667명, 방청자 1387명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이다.

양 교수는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이날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을 비롯해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일체 쓰지 않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검은 색 인민복에 검은 색 반테 안경을 끼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생전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연상시키는 복장에다, 가슴엔 김일성·김정일 선대 수령의 모습을 담은 배지를 착용했다.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개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주석단에 김여정(노란색 동그라미) 제1부부장의 모습도 보인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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