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박영선 "서울시장 출마 열어놔"
개각시기 맞춰 결단할듯
여권 지지율 1위 등장에
재보선 구도 지각변동 예고
6일 박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중기부 장관으로서 책임감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는데 지금 (여당) 상황이 안 좋아졌기 때문에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 제 생각의 변화라면 변화"라며 "1월 안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한 언론 신년 인터뷰에서 "아직 정확히 밝힌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은 갑자기 저에게 새로운 길이 열렸다고 훌쩍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상당히 진전된 입장이다. 박 장관이 "만약에 상황이 더 좋아졌다면 장관으로서 책임감에 더 무게를 뒀을 것이고 당에도 이미 의사 표명을 했다"고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2022년 대선을 1년 정도 앞두고 치러지는 대형 선거에서 경쟁력이 가장 강한 후보를 내각에 계속 둘 정도의 여유가 현재 더불어민주당에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수도권 3선 의원은 "원내대표·장관으로 혜택을 받은 정치인이라 출마를 거부할 명분이 약하다는 점을 본인도 알고 있다"고 해석했다.
박 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제가 희생해야 한다면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여권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우상호·박주민 의원을 크게 앞서고 있다. 아울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보수야권 후보들과는 오차범위 수준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장관의 선거 행보 시점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각 시기에 달렸다. 여권에선 1월 중순 중기부를 비롯한 일부 부처의 개각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박 장관도 "오는 11일부터 지급되는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지급과 코로나19 백신 주사기 생산을 위한 스마트공장 관련 마무리를 현재 중요 업무로 보고 있다"고 수차례 밝혔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보선 후보 등록일을 오는 18~19일로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런 정치 일정을 고려했을 때 당내에선 박 장관이 이르면 1월 셋째주(11~17일) 중에 출마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박 장관이 개각 대상에 포함되고 서울시장에 공식 도전한다면 이후 행보가 주목된다. 민주당 재보선기획단 핵심 관계자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2월 설 연휴 전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1월 중순 중기부 장관 후임자가 내정돼도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하면 박 장관은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경선 준비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여당 내에선 문 대통령이 박 장관 사표만 먼저 수리하고, 중기부는 장관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장관은 우 의원에 비해 서울지역 내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경선 준비도 상대적으로 늦었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박 장관은 대중 지지도를 바탕으로 정책 전문가로서의 강점을 부각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한 다선 의원은 "조사해보면 박 장관 인지도는 90%에 가깝다"며 "인지도를 올려야 한다는 걱정이 없기 때문에 정책만 잘 내놓으면 당내 경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예상했다. 박 장관은 최근 경제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가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처음 공식화한 '프로토콜 경제'는 올해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과제로 담겼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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