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중금리대출로 승부수..3500만 고객 공략

이새하 2021. 1. 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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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준 카카오페이대표 인터뷰
대안신용평가시스템 개발해
페이 이용자 신용습관 분석
은행대출 어려운 고객에 제공
하반기 디지털 손보 출범이어
연내 국내외 주식 거래도 가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최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올해 대출과 투자, 보험 등 카카오페이 속 금융 서비스를 완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 제공 =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가 이르면 올 하반기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신용대출을 선보인다. 결제·송금·투자 등 카카오페이를 이용하는 고객의 행동습관을 분석해 신용평가를 한 뒤 제휴 금융사를 통해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에 이어 카카오페이가 대출 상품을 선보이면서 빅테크와 금융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41)는 최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고객의 카카오페이 금융 서비스 이용 습관을 분석해 새로운 대안 신용평가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중신용자 가운데 부실률이 낮은 사람들을 찾아 이들을 위한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여러 금융사들과 손잡고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대출 시장에 먼저 진출한 네이버파이낸셜이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라는 '개인사업자'에 집중했다면, 카카오페이는 3500만명에 달하는 개인 고객을 공략한다.

카카오페이가 대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중신용자가 많다고 판단해서다. 1~3등급(옛 신용등급제 기준)의 우량 신용도 고객은 연 2~3%대 저렴한 금리로 돈을 빌린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4등급으로만 내려가도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진다는 게 카카오페이 생각이다.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쌓아온 빅데이터와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신용도를 측정하고 우량 고객을 찾아낼 계획이다. 다른 금융사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대출 중개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기준 카카오페이 대출 중개액은 대출 중개 업체 중 1위다. 카카오페이와 제휴한 금융사만 33곳에 이른다.

결제·송금에서 시작한 카카오페이는 올 한 해 금융업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도 올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에 디지털 손보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류 대표는 "크고 굵직한 상품보다 자잘하게 동전 투자를 하듯이 보험도 (소액으로) 시도할 것"이라며 "상품 가입과 관리, 청구 등 모든 절차를 편리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카카오페이에서 국내·해외 주식도 사고팔 수 있다. 류 대표는 "저금리 기조로 투자하는 시대가 오고 주식이 기본이 됐다"며 "투자에 뼈대가 될 주식을 카카오페이 안에 세우고, 쉽고 간단하게 투자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현재 320만명이 계좌를 만들었고 월간 펀드 투자는 800만건에 이른다. 공모펀드 시장이 쪼그라든 지난해 거의 유일하게 카카오페이만 펀드 판매를 늘렸다.

마이데이터 사업도 카카오페이가 주력하는 분야다. 류 대표는 "단순히 금융 상품을 모아서 보여주는 걸 넘어 카카오톡 친구나 가족 등과의 금융 관계를 데이터로 재미있게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결제망 확대도 관심사다. 류 대표는 "현재 약 50만곳인 오프라인 가맹점을 2~3년 안에 100만개 이상 확보하는 게 목표"라며 "어디서든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일본과 마카오에서 환전 없이 카카오페이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2010년 카카오에 입사한 류 대표는 개발자 길을 걸어왔다. 카카오톡 친구와 음성으로 대화하는 '보이스톡'이 류 대표 작품이다.

이후 2017년 별도 법인으로 설립된 카카오페이 대표를 맡으며 금융업에 발을 들였다. 카카오페이는 한 단계 성장을 위해 올해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등 금융 플랫폼 등장으로 서비스와 상품이 고객을 찾아가면서 그동안 '을'이었던 고객이 '갑'으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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