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서울, 카드는 김제.." 박준배 시장 업무추진비 의혹(종합)

박준배 시장·온주현 전 의장, '업무상 횡령·배임' 등으로 검찰 고발
관외 출장 중인데 관내 음식점서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된 것으로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열린김제시민모임이 6일 전북 전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김제시의 업무추진비 관련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01.06. pmkeul@newsis.com

[김제=뉴시스] 윤난슬 기자 = 전북 김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박준배 김제시장과 온주현 전 김제시의장의 '부실 행정' 문제를 지적하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열린김제시민모임은 6일 전주지검 앞에서 "박 시장과 온 전 의장이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집행한 혐의 등으로 전주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업무추진비 내역에 기재된 일부 단체들이 간담회를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을 토대로 고발장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시장 업무추진비는 원활한 시정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관례인데 박 시장의 업무추진비는 시장이 국회 예산 확보 업무와 각종 행사 참석을 위해 서울과 세종시 등으로 출장 중에도 김제 시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보면 시는 태양광업체에 이 사업과 전혀 상관없는 대형 탱크로리, 트랙터 구매 비용으로 3억여원을 지원했다"며 "쓰레기 분리수거함 제작·배포 사업에도 3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시는 분리수거함 검수는커녕 어디에 배치됐는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공개한 민선 7기 출범 후인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보면, 박 시장은 이 기간 특정 음식점과 마트, 약국 등지에서 총 2억900여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의 경우 A한우촌에서 가장 많은 2780여만원을 사용했고, B마트에서 6270여만원, C영농조합법인에서 2280여만원, D약국에서 720여만원 등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시장의 출장 내역서에는 지난해 2월1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등지에서 '고용안정 선제대응 패키지사업 심사 및 투자유치 기업'을 방문한 것으로 적혀 있지만, 같은날 오후 7시41분 김제 시내 추어탕집에서 '시립합창단 신규단원 실기 평가 관계자 간담회'를 명목으로 35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기록됐다.

또 2019년 11월14일 오후 3시46분 김제 시내 음식점에서 간담회를 하고 75만6000원을 결제했으나 당시 박 시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국회에서 '원내 대표 초청 기초자치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2019년 3월13일 저녁 음식점에서 17명과 식사를 하면서 45만5000원을 결제했지만, 집행내역에는 '새만금 공공주도 내부 개발사업간담회 경비 지급'으로만 표시돼 누구와 무슨 내용으로 업무를 추진했는지 등이 불분명하게 기록됐다.

이와 함께 온 전 의장은 2018년 7월부터 작년 5월 말까지 2년여 동안 6100여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이 가운데 김제시농민회 등 사회단체 임원과의 간담회에서 식사비를 업무추진비로 결제한 내역이 있지만, 확인 결과 간담회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체는 주장했다.특정 음식점에서 사용된 2200여만원 중 상당한 금액이 정상적인 식사 대금으로 보기 어려운 사정이 다수 존재해 횡령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병선 열린김제시민모임 대표는 "업무상 횡령과 배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죄 등 5개 혐의로 박 시장과 온 전 의장의 부실 행정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면서 "수사당국은 철저한 수사로 그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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