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재엽 "후배들, 파벌 싸움에 기죽지 않았으면"(인터뷰)

이세현 온라인기자 plee@kyunghyang.com 2021. 1. 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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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EBS 제공


전 유도 국가대표 출신 김재엽이 체육계 후배들에게 파벌 싸움에 기죽지 말고 하고 싶은 운동을 마음껏 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김재엽은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국제대회 통산 9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유도스타이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만큼 그가 어려서부터 유도를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김재엽은 원래 축구선수를 꿈꾼 바 있다.

김재엽은 “한창 축구를 하던 초등학교 시절 일본인이 운영하는 유도 도장을 우연히 방문했다. 낙법 등 화려한 기술에 매료돼 그날로 축구를 그만두고 유도를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지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작고한 유도왕 장은경 선수를 TV로 많이 접했던 것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을 하다보니 성적도 마음대로 잘 나오지 않아 잠시 방황을 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아주 간곡하게 유도에 전념해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더이상 속을 썩이면 안 되겠다 싶어 정신을 차렸다”고 털어놨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그저 그런 후보선수 생활만 한 김재엽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유도에 몰두했고 1년 뒤인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각종 전국대회 1등을 휩쓸기 시작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유도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었다고 했다.

국가기록원 제공


김재엽은 “지난 1982년 개최된 청소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유도 최초로 금메달을 수상했을 때도 더없이 기뻤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당시는 절대로 잊을 수 없다”라면서 “169개국이 모두 참가한, 그것도 생애 다시 한국에서 개최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서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는 자부심은 아직도 가슴을 들끓게 만든다”고 전했다.

어찌 보면 유도인으로서 승승장구는 이미 따놓은 당상이었다. 그러나 김재엽은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파벌 싸움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이를 묵인하지 않고 폭로했다. 결국 그는 한국 유도계에서 퇴출됐다.

김재엽은 “열심히 운동하고 싶은 후배들이 파벌 때문에 편파적인 심사를 당하고 출전 기회 조차 얻지 못하는 현실을 외면할 이유가 없었다. (한국 유도계는)잘못됐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 나를 퇴출시켰지만 오늘날까지도 (파벌 논란 폭로를)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유도를 은퇴한지 32년지 됐지만 강의, 방송 등 아직도 나를 찾아주는 곳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라면서 “포기하지 않고 체육계를 향해 파벌 등 문제를 두고 쓴소리를 끊임없이 쏟아내겠다. 이를 본 후배들이 절대 기죽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운동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힘차게 다시 나아가는 김재엽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는 오는 7일 방송되는 EBS ‘인생 이야기 파란만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세현 온라인기자 p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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