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오르는 데 우린 왜.. 옆동네로 수요 뺏겨 울상인 동두천
전국 부동산 가격이 역대급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오히려 집값이 떨어지는 곳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과 울산 동구, 부산 중구 등인데 수요 이탈과 침체된 지역 경기, 양질 아파트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6일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9.23% 상승했다. 서울과 경기 아파트값이 각각 1년 간 12.32%와 12.66% 올랐고, 세종(42.74%)과 부산(8.69%), 울산(9.94%), 대구(9.33%) 등 지방 아파트값도 가파른 상승폭을 보였다. 일부 지역은 풍선효과 등에 힘입어 지역 평균보다 매우 크게 오르기도 했다. 김포(19.77%), 부산 해운대구(21.02%), 울산 남구(17.96%)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상승 폭이 큰 지역에서도 집값이 오히려 거꾸로 간 곳도 있다. 경기도에서는 동두천이 유일하게 집값이 떨어졌다. 경기도 대부분이 규제로 묶인 상황에서 비규제지역으로 남아있는 몇 안되는 지역인데도 아파트값은 연초 대비 0.79%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생연동 ‘동두천에이스5차’ 전용면적 85㎡(8층)는 지난해 2월 1억5800만원에 거래됐지만, 11월 28일에는 같은 면적(7층)이 1억3600만원으로 오히려 1200만원 싼 값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교통 여건 등이 개선되지 않은데다 호재가 있는 인근 지역으로 수요를 빼앗긴 영향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정부 계획 상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은 양주 덕정이 종착역으로 동두천에는 닿지 않는다. 반대로 인근에 위치한 남양주는 지난달 29일 왕숙신도시를 중심으로 GTX B·경의중앙선 정차역 신설과 별내선 연장 등 교통 개선 계획이 발표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동두천에 있던 미군기지가 이전하면서 거주 수요가 많이 줄어든데다, 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양주 덕정·덕계 등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수요 이탈까지 겹쳤다"면서 "정부가 미군기지 이전 보상으로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하락장이 이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 등으로 뜨거운 부산에서는 중구 아파트값이 연초 대비 0.06% 하락했다. 중구 영주동 ‘영주동아11블럭’ 전용면적 85㎡(8층)은 지난해 2월 5일 2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12일에는 같은 면적(9층) 가격이 1억85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부산 중구는 낡은 구도심인데다 애초에 아파트가 거의 없고 단독·연립주택이 대부분이다 보니 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주거지역 보다는 상업지역의 성격이 강해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을 받은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동구가 상승세에서 소외돼 아파트값이 연초 대비 0.28%가 떨어졌다. 동구 방어동 ‘현대비치’ 전용면적 85㎡는 지난해 5월 2억17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5일에는 1억8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울산 동구의 경우 조선업이 오랜 침체를 겪은 여파를 아직 극복하는 중이다. 현대중공업 본사 등 조선소가 밀집한 동구는 아파트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졌고, 미분양도 쌓였다. 최근 조선업 경기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분양이 해소되기 시작했지만 구축 아파트 가격 회복까지는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집값 상승을 주도한 남구 신도심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도 요인이다. 울산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주거지를 선정할 때 학원가가 집중된 울산 남구에 대한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서 "그런데 동구에서 남구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길이 1800m의 울산대교를 건너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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