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제친 中 생수회사 회장.."주가 급등에 재산 100조원 육박"

중산산 농푸산취안 회장, 증시 호황에 하루새 99조원 재산 불어
대외활동 거의 않는 '외로운 늑대', 역사상 가장 빠르게 부 축적
시진핑에 '찍힌' 마윈은 중국 최대 부호서 4위로 급락

중국 생수 기업 농푸산취안(農夫山泉) 창업자 중산산(65) 회장이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을 제치고 세계 6위의 부호 자리를 차지했다. 새해 들어 중국 증시가 초호황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급등한 덕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중국 최대 생수회사인 농푸스프링의 중산산(66) 회장 겸 창업자 자산이 하루 새 917억달러(약 99조5678억원)로 불어나 기존 6위이던 버핏 회장(862억달러)을 앞질렀다고 전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이 1~5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중산산 농푸산취안 회장. /농푸산취안 홈페이지 캡처

중 회장 자산이 급증한 것은 올해 증시가 열리자마자 농푸산취안의 주가가 두 거래일 만에 약 18%급등한 데 따른 결과다. 앞서 블룸버그는 중 회장이 올해 백신 제조업체 완타이바이오(萬泰生物)와 농푸산취안을 잇따라 상장시키면서 재산이 709억달러나 늘었다면서 이처럼 빠른 재산 증가 속도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이후 완타이바이오의 주가는 약 20배 오르고 농푸산취안의 주가는 155% 상승했다.

중산산은 좀처럼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아 중국 내에서도 '신비의 부호'로 불린다. 그는 지난 1996년 저장성 항저우(杭州)에서 생수 회사 농푸산취안을 설립했다. 농푸산취안의 생수는 중국에서 물이 깨끗한 것으로 유명한 저장성 항저우 쳰다오후(千島湖)의 국가 보호 수원지 물을 사용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산산에 대해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부를 축적한 사례 중 하나이지만 작년까지 중국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면서 "그의 사업은 다른 부호들과 얽히지 않아 현지에서는 '외로운 늑대'로도 전해진다"고 소개했다.

중산산에 아시아 부호 1위 자리를 내준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재산은 767억달러로 올해 약 180억달러 늘어난 것으로 블룸버그는 집계됐다. 또 세계적으로는 가장 유명한 중국 기업가 중 한명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의 재산은 최근 중국 당국의 전방위 규제 압박으로 10월 617억달러에서 현재는 506억달러로 급감했다.

아시아 최대 부호로 한동안 자리매김해온 마윈이 어려운 상황에 몰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는 지난 10월 24일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등이 참석한 상하이 와이탄(外灘) 금융서밋의 공개 활동이 지목되고 있다. 그는 당시 연설자로 나서 중국의 금융 시스템 문제를 '기능의 부재'라고 지적하고 대형 국유 은행이 '전당포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하는 등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사건이 추후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당국의 분노를 샀다. 중국 정부는 이후 '알리바바 때리기'를 시작했다. 알리바바 그룹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 그룹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당국의 압박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마윈은 당시 연설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편 중산산 회장에 이은 중국 2위 부자는 온라인 쇼핑몰 핀둬둬 창업자 콜린 황(626억 달러·16위)이 차지했다. 마윈과 함께 중국 정보통신(IT) 리더로 꼽히는 마화텅은 506억 달러로 3위(전 세계 22위)를 지켰으며, 마윈은 중국 내 재산 순위는 4위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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