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시대, 반도체 끌고-인터넷·배터리·바이오 밀고

한경우 2021. 1. 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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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장중 사상 최초 3,000 돌파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77포인트(0.09%) 오른 2,993.34에 장을 개장해 장중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7년 7월 25일 2,000을 처음 돌파한 이후 약 13년 5개월여 만이다. 2021.1.6 .이승환기자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렸다. 6일 낮 12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52포인트(008%) 오른 2988.05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3000선을 돌파했다가 하락세로 전환돼 일단 트로피를 반납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가 3000을 정복한다는 데 대한 이견이 많지 않다. 오히려 장중 3000선을 돌파한 시점이 새해 들어 3거래일만이었다는 점에서 증권가의 예상보다 빨랐다고 평가할 만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작년 3월 19일 1457.64까지 빠졌던 코스피는 9개월 남짓만에 새로운 길에 발을 들였다.

이 기간동안 감염병 확산에 대응하는 수단과 관련된 업종들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비대면 트렌드가 인터넷 업종을 부상시켰고, 인터넷 산업의 원자재 격인 반도체 업종이 호황을 맞았다.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명분 아래 주목받아온 전기차배터리 업종은 신종 감염병이 환경오염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으로 인해 장밋빛 전망이 더 강해지고 있다. 또 코로나19와 싸우는 데 직접적으로 바이오 업종도 코스피 3000 돌파에 일조했다.

장중 코스피 3000 돌파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 업종이다.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은 지수 상승률에 소폭 미치지 못하지만, 작년 말부터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에 뒷심을 불어넣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27%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3월 19일 4만2950원까지 빠졌으나 작년 마감일에 8만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도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도 6만9000원을 저점으로 상승해 전일 13만원선을 돌파했다.

올해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호조가 나타날 것이라고 증권가는 전망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구매사들은) 공급사들의 재고 소진, 마이크론의 정전으로 인한 공급 불안, 삼성전자의 투자 축소 보도 등에 따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의견을 공유하는 상황"이라며 "작년에는 반도체 공급사들이 '가격을 적당히 깎아라'고 요구하던 것과 정 반대로, 올해는 구매사들이 '가격을 적당히 올려라'고 요구하는 상황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가장 많이 사가는 곳은 인터넷 기업들이다. 특히 인터넷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작년 인터넷 업종에 대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광고 수요가 감소하면서 광고 단가가 하락하는 부정적 영향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비대면(언택트) 트렌드 확산에 따른 수혜를 더 크게 받았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업종 대장주인 NAVER는 작년 3월 19일 14만4000원을 기록한 뒤 같은해 9월 3일 33만90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조정국면이 이어져 20만원대 중후반에서 횡보하다가 작년 마감일부터 상승 탄력을 받아 30만원선 돌파를 노리고 있다. 카카오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회복 탄력은 더 강한 모습으로 작년 9월 2일 기록한 고점 41만2000원을 거의 회복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바꾼 생활방식이 감염병 사태 종식 이후에도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인터넷 업종은 여전히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인터넷 기업들이 축적하는 데이터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윤을정 연구원은 "소비·업무·여가 생활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이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가 생성된다"면서 "정부는 데이터 댐 사업을 통해 데이터의 효율적 관리 및 수익화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터넷 업종의 주가 흐름은 올해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 축적을 통해 인간의 생활을 바꾼다는 논리로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회사는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기도 하다. 코스피에서도 테슬라의 주가 급등이 LG화학, 삼성SDI 등 배터리업종의 상승을 이끌었다.

작년 3월 19일의 저점 대비 상승률로 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그룹에서 배터리 업종이 가장 돋보인다. 작년 종가를 기준으로 LG화학은 23만원에서 82만4000원으로 258.26%가, 삼성SDI는 18만3000원에서 62만8000원으로 243.17%가 각각 올랐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작년 11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글로벌 5위권에 진입한 영향으로 올해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주요 배터리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내연기관차를 만들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성의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국 배터리업체보다) 한국 업체들의 강한 수혜가 기대된다"며 "한국 2차전지 업종이 글로벌 경쟁 그룹 대비 밸류에이션 할인의 요인이 없다"고 판단했다.

작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글로벌 1위 자리를 놓고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전지사업본부)과 경쟁하는 중국의 CATL의 경우 시가총액(EV)이 세전영업이익(EBITDA)의 63배 수준으로 LG화학 15.54배(작년 연간 실적 전망치 기준)의 4배에 달한다.

바이오 산업도 배터리와 함께 한국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그룹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각각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 나섰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위탁생산 계약을 따내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기도 했다. 작년 종가를 기준으로 셀트리온은 저점 대비 161.13%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5.68%가 각각 올랐다.

셀트리온은 올해도 돋보이는 실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2% 증가한 2조8523억원, 영업이익은 30.8% 늘어난 1조864억원을 전망한다"며 "유럽에서 휴미라(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CT-P17을 출시하고 다케다의 아시아·태평양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부를 인수한 효과로 외형과 수익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분야에서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인천 송도의 3공장도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18만ℓ인데, 작년 11월 18일에는 3공장보다 큰 25만ℓ 규모의 4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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