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 1841년 제2차 전비해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841년 1월 7일 오전 8시, 청국 광둥성 주강 삼각주.
'제2차 천비(穿鼻) 해전'이라 불리는 이 전투에서 영국은 청의 대형 정크선들을 단박에 깨고 강안에 배치된 11개 포대를 하나하나 무력화시켰다.
영국의 힘을 절감하는 계기가 됐던 2차 천비해전 직전까지 청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1차 천비해전(1839년 11월)에서 영국의 작은 무장상선 2 척이 청 정크선 29척 중 26척을 파괴한 이후 린쩌쉬는 전열을 새로 짰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혼비백산한 청의 흠차대신 퀴산은 보름 뒤 영국에 홍콩과 광저우 일부를 내주고 배상금도 지불하겠다는 가협약을 맺었다. 도광제를 비롯한 청 조정은 현장의 합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은(銀)을 하사할 수는 있으나 서양 오랑캐에게 영토를 줄 수 없다’는 청의 입장을 확인한 영국은 병력을 증파하고 전선을 넓혔다. 아편전쟁이 본격화한 것이다. 1842년 3월 끝난 아편전쟁에서 청은 영국의 모든 요구를 들어줬다.
영국의 힘을 절감하는 계기가 됐던 2차 천비해전 직전까지 청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전 흠차대신 린쩌쉬가 구축한 주강 방어선 덕분이다. 1차 천비해전(1839년 11월)에서 영국의 작은 무장상선 2 척이 청 정크선 29척 중 26척을 파괴한 이후 린쩌쉬는 전열을 새로 짰다. 서양제 화포 300문을 도입해 강안 포대에 배치하고 미국제 증기선까지 사들였다. 주강 방어선에 막힌 영국은 과학과 기술에 기댔다. 막 건조한 철제 증기선 네메시스호을 투입한 것이다.
동인도회사가 발주하고 영국 해군이 운용한 네메시스호는 처음부터 아시아용으로 건조된 함정. 갯벌과 모래톱이 많고 강의 수심이 낮은 아시아에서 운용할 목적으로 홀수를 낮추고 대형 선회포탑과 신형 로켓포까지 달았다. 영국은 운도 좋았다. 명중률이 떨어지는 로켓포까지 쏘는 대로 정확히 맞았다. 반대로 청은 모든 게 틀어졌다. 화공을 펼치자는 지휘관의 견해를 묵살하고 정면 승부를 펼쳐 참패를 겪었다. 급히 확보한 미국 증기 범선은 운용할 인력이 없었다.
‘청은 늙은 호랑이일 뿐’이라고 확인한 열강은 이권을 빼앗는 경쟁을 펼쳤다. 청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꼴을 지켜본 일본은 변혁을 서둘러 열강에 맞설 수 있는 실력을 길렀다. 반면 조선은 청의 패전 소식마저 눈 막고 귀 막은 끝에 망국을 자초하고 말았다. 180년 전 천비해전은 옛날 얘기가 아니다. 힘이 강해진 중국이 마약 유통을 강요한다면 영국은 뭐라 답할 것인가. 미국의 금융이론가이며 경제사학자인 윌리엄 번스타인은 ‘무역의 세계사’에서 오늘날 미·중 무역분쟁의 뿌리도 아편전쟁에 있다고 봤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작년 35억원, 올해는 2억으로…日 새해 첫 참치 경매 낙찰가 폭락
- '정인이' 양부, 결국 다니던 방송사서 쫓겨났다
- '본드걸' 타냐 로버츠, 오보 소동 하루만에 끝내 별세
- [단독]서러운 전세난민…공실매입임대 “90% 엘리베이터 없어요”
- [여쏙야쏙]'나다르크'에서 '엄마'로 돌아온 '나경원'…큰 그림은 통할까
- 재직 중인 학교 女화장실에 '몰카' 설치한 교사 징역 3년 '철퇴'
- '눈이 5개' 갤럭시S21 카메라 성능까지 유출?
- ‘창릉역’에 호가 2억뛴 덕양…‘불장’ 일산에 악재? 호재?
- 나경원 이어 박영선 장관까지…'아내의 맛' 출연, 일상 공개
- [영상] 이란, 헬기·고속정 수척 동원 …韓선박 나포 긴박했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