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어질 것이냐 길어질 것이냐' 식물 뿌리의 선택 규명

엄남석 2021. 1. 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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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성장하려면 질소 영양분이 꼭 필요하다.

이 질소 영양분은 토양에 질산염(NO₃)이나 암모늄(NH₄) 등의 형태로 존재하고 식물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다.

그러나 애기장대가 좋아하는 질산염 토양으로 옮겨진 뒤에는 뿌리의 분열조직이 갑자기 커지고 세포도 늘어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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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 양분 따라 성장 방식 차이..뿌리 끝 옥신 수송체가 조절
질산염과 암모늄 토양에서의 뿌리 차이 [Krisztina Otvos / IST Austri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식물이 성장하려면 질소 영양분이 꼭 필요하다. 이 질소 영양분은 토양에 질산염(NO₃)이나 암모늄(NH₄) 등의 형태로 존재하고 식물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다. 예컨대 옥수수와 콩 등은 질산염을, 벼와 소나무 등은 암모늄 형태로 질소 영양분을 흡수한다.

주변 토양에 좋아하는 형태의 질소가 없으면 이를 찾아 뿌리를 최대한 길게 뻗게 되는데, 식물 생리 연구에 주로 이용되는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를 통해 그 과정이 규명됐다.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원(IST)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 연구원의 에바 벤코바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애기장대 모의 뿌리 성장 과정을 특수 수직 다초점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해 얻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엠보 저널'(EMBO Journa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질산염을 선호하는 애기장대의 모를 암모늄 토양에서 발아시켜 키운 뒤 질산염과 암모늄 토양으로 옮겨 싣고 뿌리의 성장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최적 조건이 아닌 암모늄 토양에서 애기장대의 뿌리는 분열조직에서 세포를 적게 증식하고 길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애기장대가 좋아하는 질산염 토양으로 옮겨진 뒤에는 뿌리의 분열조직이 갑자기 커지고 세포도 늘어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했다.

벤코바 교수는 "애기장대가 세포 분열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 종전과는 다르게 뿌리 성장을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애기장대의 뿌리가 세포 증식(cell proliferation)과 세포 신장(cell elongation) 중 어느 쪽에 치중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뿌리 끝부분에서 식물의 성장 조절 호르몬인 '옥신'을 세포 간에 옮겨주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PIN2'라는 것을 밝혀냈다.

옥신 '유출 수송체'로 불리는 이 단백질은 세포 내 위치에 따라 옥신이 흘러나오는 것을 통제하는데, 애기장대를 질산염 토양으로 옮긴 뒤 PIN2 위치가 바뀌고 옥신 분포에도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애기장대의 뿌리가 세포 증식을 통해 굵어질 것이냐 아니면 세포 신장으로 길어질 것이냐가 옥신을 통제하는 PIN2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특히 PIN2의 활동은 분자에 인(P) 원자가 추가되는 인산화 반응의 영향을 받는데, 이런 인산화 반응의 타깃이 되는 PIN2의 아미노산이 다른 많은 식물종에도 존재하고 있어 애기장대 뿌리의 성장 메커니즘이 식물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벤코바 박사는 "옥신 유출 수용체와 같은 큰 단백질의 인산화 반응만으로 뿌리의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고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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