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신경 구조 더 정교하게 모방..신경네트워크 실시간으로 조절

KAIST, 신경 칩 플랫폼 기술 개발
뇌신경과학 연구 위한 체외 신경 모델 구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뇌신경과학 연구를 위해 필요한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몸 밖 신경 모델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남윤기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나노입자 기술을 기반으로 시험관 조건에서 배양한 신경 네트워크의 연결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신경칩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우리 뇌의 복잡한 구조를 모방하는 신경 네트워크 모델을 우리 몸 밖에서 구현하려면 신경세포의 위치와 연결을 원하는 구조에 맞춰 정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의 미세공정 기법을 통한 신경세포 형태화 기술이 개발됐다.

나노 광열 신경 칩 플랫폼 모식도.(자료=한국과학기술원)

기존 기술들은 세포를 배양하기 전에 배양기판의 표면을 개질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배양 초기 단계에서 원하는 네트워크의 구조를 통제하는 것은 가능하나, 이후 수일 또는 수 주에 걸친 세포 간 네트워크 형성 과정 중 네트워크 연결 조절이 어렵다.

연구진은 세포 배양 중에도 신경 네트워크의 구조와 기능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아가로즈 하이드로겔, 금 나노막대, 미세 전극 칩’ 기반의 신경 칩 플랫폼을 제작했다.

해초로부터 추출한 물질로 조직공학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아가로즈 하이드로겔은 신경세포의 흡착을 방해하는 세포 반발성을 지녀 배양기판 상에 다양한 형태의 패턴을 제작해 이 물질이 없는 영역에만 신경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아가로즈 하이드로겔은 열에 의해 녹아 국소적인 열로 특정 위치의 하이드로겔을 제거할 수 있다. 원하는 영역에만 열을 발생시키기 위한 매개체로는 금 나노막대를 사용했다. 금 나노막대는 근적외선을 흡수해 열을 발생시키고, 미세 전극 칩은 신경세포의 전기 신호를 비침습적으로 측정한다.

연구팀은 배양기판인 미세 전극 칩 위에 금 나노막대 층을 형성하고, 그 위에 미세 패턴을 지닌 아가로즈 하이드로겔 층을 제작했다. 미세 패턴 안에 독립 신경 네트워크들을 만들고, 실험을 통해 플랫폼을 이용하면 신경 네트워크 구조와 기능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남윤기 교수는 “개발된 신경 세포 칩 플랫폼은 신경회로의 구조와 기능을 세포 발달과정 중에 조절한다”며 “앞으로 뇌신경과학 연구를 위한 체외 신경 모델 구현에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해 12월 9일자에 게재됐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