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인정하는 김정은식 통치 스타일..'솔직화법'에 다시 눈길

권영전 2021. 1. 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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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5일 개막한 노동당 8차 대회를 통해 솔직화법을 다시 선보여 눈길을 끈다.

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지난해 마감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실패를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김 위원장의 이와 같은 모습은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솔직한 스타일과 함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을 드러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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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김정일 정책 비판하기도..대남관계에서도 직접 사과·치부 공개 이어져
김정은, 김일성-김정일 초상 담긴 휘장 달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개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개막식에 참가한 김정은 위원장의 왼쪽 가슴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이 담긴 휘장이 달려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5일 개막한 노동당 8차 대회를 통해 솔직화법을 다시 선보여 눈길을 끈다.

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지난해 마감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실패를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대북제재 속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수해까지 삼중고 속에서 일어난 최악의 경제난을 굳이 숨기지 않고 솔직히 인정한 셈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과 추진 과정의 오류를 과감히 인정하며 치부를 감추려하지 않으려는 김 위원장의 특유의 스타일이 재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사회 각 부문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물론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거나 심지어 선대 정책까지도 비판하는 등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정은 위원장의 시찰시 비판 발언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들에서 내부 치부를 지적하는 일은 이미 흔한 일이 돼버렸다.

지난해 여러 노동당 회의들에서 부정부패 현상을 지적하고 간부 해임을 공개하는가 하면, 태풍 피해 복구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에서도 "건설을 날림식으로 망탕하는 고약하고 파렴치한 건설법 위반행위"를 꼬집기도 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금강산 시찰 중 김정일 정권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금강산 관광 정책을 '대남의존정책'이라고 지적하면서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김정일 시절 모델로 내세웠던 협동농장을 낙후하였다며 오늘의 모델로 될 수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주민들에게 최고지도자로서의 자아비판 발언을 하거나 대외적으로 일어난 불미한 사건에 대해서도 사과를 주저하지 않는 것은 솔직 화법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신년사에서는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며 자아비판 성격의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선임자의 금강산 관광 정책을 비판하고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서해 민간인 피격사건 발생 이후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서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파격적으로 사과했다.

중국인이 2018년 4월 북한 관광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그 어떤 말과 보상으로도 가실 수 없는 아픔을 준 데 대하여 깊이 속죄합니다"라고 역대급으로 사죄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무오류'의 존재이자 신격화 대상임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대중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잘못을 쉽사리 시인하지 않고 현지지도에서도 주로 격려하거나 칭찬하는 장면만을 공개했던 선대 김일성·김정일 집권기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김일성 집권 말기인 1993년 12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가 제3차 7개년 계획 결과를 평가하면서 "일부 중요지표들의 계획이 미달했다"고 밝힌 것이 그나마 드문 유사사례다.

김 위원장의 이와 같은 모습은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솔직한 스타일과 함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을 드러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은 잘못이 있을 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스타일"이라며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수령을 신격화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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