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다운증후군 딸과의 평범한 일상..시청자들 "잘 커준 유나 멋져"

최보윤 기자 2021. 1. 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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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가 예쁘게 나와서 좋네요.”

나경원 전 국민의 힘 의원 눈가에 주름 두 개가 길게 서렸다. 흐뭇한 미소를 활짝 이어서 나오는 주름이었다. 그녀 왼쪽 이마에는 겨울 언 밭을 뚫고 나온 잔디처럼, 염색할 시기가 지나 살짝 올라온 흰머리가 눈에 띄었다. 정치인 나경원 대신 ‘인간 나경원’이자, ‘엄마 나경원’으로 대중 앞에 섰다.

TV조선 ‘아내의맛’ 스튜디오에 앉아 딸 유나, 남편 김재호 판사 등 자신 가족 이야기를 바라보는 나 전 의원은 ‘아내의 맛’ 출연에 대해선 “딸이 해보자고 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경원이 “또 불러주시면 영광이죠”라며 출연진에 인사하자 시청자 댓글 창에는 “엄마 나경원 응원한다” “진정성을 제대로 평가받는 날이 올 것” “장애 딛고 애교 많고 똑똑하게 자란 딸 유나도 멋지다” 등 반응이 쏟아졌다.

5일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에는 나경원 전 의원이 출연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서울 고등법원 판사인 남편 김재호와 다운증후군 딸 김유나 씨, 사는 집안 내부 등 그간 덜 알려졌던 자신의 사생활을 전격 공개했다. 완벽하게 재단된 모습의 정치인 나경원은 어느새 화면 속에 사라지고, ‘벅벅’ 세수를 하며 민낯을 보이는 ‘보통의 아줌마’로 등장했다. 남편 김재호 판사는 신문을 보며 발로 커피 분쇄기를 잡고 돌리는 꾸밈 없는 모습으로 나섰다. 김유나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수준급 드럼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처음 아이 낳았을 때 좀 막막했다. 장애아를 낳으면 다들 걱정이 많다. 잘 클 수 있을까 싶고 그때는 참 힘들고 그랬다”면서 “빨대를 쓰는 것도 여러 단계를 거쳐 가르쳐야 했고, 어린이집도 선생님한테 사정하는 느낌으로 보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전 의원은 “아이가 좀 늦어서 한번 한 번 하는 게 오래 걸리지만 그것을 넘어서면 잘한다. (장애) 아이들에게 자꾸 기회를 주고 도전하면 사회에서 역할도 잘하게 된다. 우리가 기회를 주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고 자신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딸이 29세가 됐다”면서 “유나가 요새 취업하고 싶어서 취업사관학교를 1년 다녔다. 워드, 인터넷 관련 자격증을 딸 때도 유나는 신청부터 혼자 다 했다. 졸업할 때 자격증을 3개 땄다”고 전했다. 또 유나와 토스트를 함께 만들며 “딸이 시집가고 싶어해서 이것도 해봐라 저것도 해보라며 시켜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평소 어떤 교육을 했을지 엿볼 수 있는 장면.

나 전 의원은 교육을 위해 사립학교를 찾았던 일화도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교장이 내게 ‘꿈 깨라’며 ‘장애 아이를 가르친다고 보통 애들처럼 되는 줄 아느냐’고 묻더라. 인생에서 가장 모욕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딸 유나를 향해 “시집가도 엄마랑 같이 살 거지?”라고 묻자 “결혼하면 무조건 자립이다”라며 책임감 있게 답했다. 김유나는 “이제 내가 벌면 엄마, 아빠를 먹여 살려야 한다. 엄마 아빠는 늙어가고 나는 커서 직장 찾을 건데 언제까지 도움받을 순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방송 뒤 시청자들은 “따뜻한 가정이다” “멀쩡한 자식들도 죽이고 내다버리는 세상에 저렇게 잘 키우다니 대단하다” “남편도, 딸도 사랑 많다” “천진하고 착한 딸 모습이 보기 좋다. 정말 수고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등으로 호응했다. 이날 방송은 기준 수도권 시청률 11.4%, 분당 최고 시청률은 15.4%까지 치솟으며 자체최고 시청률을 돌파했다. 다음 주(12일) ‘아내의 맛’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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