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언니'가 알린 女스포츠 현실, 이게 바로 순기능 [TV와치]

서지현 2021. 1. 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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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지현 기자]

이민아, 장슬기 선수가 토로한 국내 여자 축구 현실이 '노는 언니' 프로그램 취지와 일맥상통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했다.

1월 5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노는 언니'에서는 현대제철 소속 여자 축구 선수 이민아, 장슬기가 출연했다.

이날 이민아는 "여자 축구는 남자에 비해 인기가 많이 떨어진다. 2010년도에 17세 청소년 월드컵이 우승하고 국제 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3위를 하던 시기가 전성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교를 졸업하면 실업팀에 오기 위해 드래프트를 해야 하는데 실업팀이 많이 없어졌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만두는 상황이 온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지소연 선수의 등장으로 그나마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유미는 "골프도 (박)세리 언니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이 있어야지만 그 종목이 인기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에 박세리는 "여자 선수들이 방송에 많이 나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유미는 "아직 그거에 비해 방송에 여자 선수들이 많이 나오진 않는다. 남자가 훨씬 많이 나오지"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노는 언니'는 출발과 동시에 아직 방송이 익숙하지 않은 여성 스포츠 스타들로 구성된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일각의 우려를 샀다. 왕언니인 박세리가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화제성을 모았지만 단발성 게스트가 아닌 고정 출연진으로서 능력은 미지수였던 상황. 이에 더해 '예능 신생아' 수준이었던 남현희, 곽민정, 정유인, 한유미 등의 조합은 다소 모험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노는 언니'는 일각의 우려를 씻어내고 순항길에 오르고 있다. 과감한 입담과 '리치 언니'의 여유로움을 뽐내는 박세리를 필두로 균형을 잡아주는 남현희, 의외의 허당미와 예능감을 뽐내는 한유미, 귀여운 막내롤을 담당하는 정유인, 곽민정의 조합은 타 예능 프로그램에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완벽한 예능 조합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증거로 '노는 언니'가 판매한 2021년 달력과 굿즈 세트는 판매 개시 5분 만에 준비 수량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 '노는 언니'는 여성 스포츠인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배구 이재영-이다영 자매를 비롯해 농구 김은혜, 박지수, 역도 강윤희, 손영희, 탁구 서효원, 씨름 양윤서, 핸드볼 김온아-김선화 자매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스포츠스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노는 언니' 출연진 역시 스포츠 선수들인 만큼 게스트로 출연한 이들과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비인기 종목 또는 여성 선수로서 겪는 고충을 알린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엿볼 수 있다. 이날 출연한 이민아 선수는 여자 축구계의 간판스타로 꼽힘에도 여전히 남성 선수들과 달리 연봉 제한선이 존재하거나 4부까지 존재하는 남자 축구 리그와 달리 단 8개 팀 밖에 존재하지 않는 여자 축구의 현실을 알려 눈길을 끌었다. 여자 축구 실업팀이 늘어나고 선수들이 지원을 받기 위해선 누구보다 대중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 이에 이민아는 방송에 출연해 여자 축구가 처한 현실을 알리며 관심을 촉구했다.

현재 스포테이너로 활약 중인 이들은 많다. 이미 국민 MC로 꼽히는 강호동을 비롯해 서장훈, 안정환, 현주엽, 허재, 이동국 등이 활동 중이다. 이에 반해 여성 스포테이너로 이름을 알린 이는 신수지, 박세리를 제외하곤 미미한 정도다. 이 같은 상황 속 '노는 언니'의 존재는 여성 스포테이너 탄생의 발판과 마찬가지다. 비인기 종목과 여성 선수들의 고충을 알림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촉구하고 나아가 개개인 선수들이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준다. 이에 향후 '노는 언니'에서 또 어떤 여성 선수들이 등장할 지, 이들이 '노는 언니'를 통해 어떻게 성장하게 될 지 기대감이 더해진다. (사진=티캐스트 E채널 '노는 언니')

뉴스엔 서지현 sjay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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