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 다시 뜨거워진 손흥민, 유럽 무대 통산 150호골 달성
이렇게 뜨거워진 손흥민이 2경기 연속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6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전에서 2부리그 소속의 브렌트퍼드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무사 시소코의 선제골로 1-0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25분 쐐기골을 뽑아냈다. 역습 상황에서 탕기 은돔벨레가 찔러준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빠르게 치고 들어간 뒤 골 지역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지난 2일 리즈전 이후 공식전 2경기 연속 득점으로 시즌 공격포인트 기록을 16골 8도움(EPL 12골 5도움·유로파리그 3골 3도움·리그컵 1골)으로 늘렸다. 이 골은 손흥민이 유럽 1부리그 소속으로 넣은 150호골이기도 했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데뷔해 20골을 넣은 뒤 2013년 레버쿠젠으로 팀을 옮겨 29골을 더 득점했고, 이날 토트넘에서의 101번째 골로 150번째 득점을 채웠다.
손흥민은 이날 전반 38분 브렌트퍼드의 조시 다실바가 왼발로 때린 강한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는 등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골을 통해 한껏 올라온 컨디션으로 경기 전체의 지배력이 훌쩍 올라간 모양새다. 이런 대활약 속에 경기 뒤 축구통계전문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은돔벨레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7.9점의 평점을 받았다.
이 경기 승리 자체도 토트넘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 등의 활약 속에 토트넘은 최근 몇년간 EPL 중위권팀에서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성장했지만 정작 우승컵을 하나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패했고, 그 외에 모든 대회에서도 끝내 중도에 좌절했다. 이런 탓에 손흥민도, 케인도 아직 단 한번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그렇기에 토트넘으로서는 비록 UCL이나 리그, 축구협회(FA)컵에 비해 권위 등에서 밀리는 리그컵이라 하더라도 결승 진출은 큰 의미가 있다. 우승을 따내야만 구단도, 선수도 성장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 토트넘은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 시티간의 또 다른 준결승전 승자와 맞붙는다. 다만, 손흥민의 우승 순간은 앞으로 한참을 더 기다려야 볼 수 있다. 올해 카라바오컵 결승전은 애초 2월 말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영향으로 4월25일로 연기됐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경기 뒤 “이제 결승은 3개월 동안 주머니 속에 넣어놓고 기다리며 다가오는 것에 집중하겠다”면서 “FA컵, 프리미어리그, 유로파리그가 있으니 결승은 잠시 잊겠지만, 4월이 오면 우리는 준비된 상태로 우승을 위해 싸울 거다”고 정상 등극의 의지를 다졌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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