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다 먹었는데 '사이다는 더 먹으면 준다'는 '펜트하우스'[SE★VIEW]
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 종영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는 당혹스런 결말과 찾아볼 수 없는 개연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시즌 3까지 24부작이 더 제작될 예정인 만큼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으나, 맺고 끊는 것은 명확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날 방송은 28.8%(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낭만닥터 김사부2’(27.1%)마저 뛰어넘었다. 경쟁작인 KBS2 ‘암행어사’와 tvN ‘낮과 밤’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수치로, 화제성을 입증했다.
20화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왔지만, 진짜 죽은 것 맞냐는 이야기가 나왔던 심수련(이지아)의 부활은 없었다. 오윤희(유진) 역시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온갖 악행을 거듭했던 헤라팰리스 악당들은 첫 방송과 같이 춤추고 노래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복수의 맛만 보여줬을 뿐, 끝까지 통쾌한 복수는 등장하지 않았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100층 펜트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어른과 아이들의 문제를 다룬다는 이야기에 비슷한 소재를 차용한 JTBC ‘스카이 캐슬’, ‘부부의 세계’와 비교되기도 했다. 앞서 흥행한 작품들이 짜임새에 집중한 것과 달리 ‘펜트하우스’는 자극적인 막장 요소를 모조리 섞어 넣으며 초반부터 폭주하기 시작했다.
민설아(조수민) 살인사건으로 시작한 작품은 왕따, 불륜, 갑질, 복수, 출생의 비밀, 학교폭력, 학대, 사기, 부동산 개발 폭리, 패륜 등 온갖 소재들이 등장했다. 두세개만 넣어도 긴장감 넘치는 소재들이 탁구공 날아다니듯 정신없는 가운데서도 작품은 자극에 자극을 곱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거대한 소재들을 꼼꼼하게 바느질한 김순옥 작가의 역량이 빛을 발했다.
다만 자극에 집중하다보니 개연성까지는 잡지 못했다. 캐릭터의 갑작스런 심경 변화나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전개는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만 각인시켰다. 과정에 의문을 품기 전에 상황을 전환시켜버리는 빠른 속도와 선정적인 연출은 기억해야 할 지점만 콕콕 찍어 전달하며 시청자들을 앞서서 끌고 나갔다.
천서진(김소연)과 주단태(엄기준)를 비롯한 헤라팰리스 사람들은 ‘아내의 유혹’ 신애리, ‘왔다! 장보리’ 연민정과 같은 인물들을 싹 다 모아놓은 것처럼 환장하는 조합으로 주목받았다. 아이들마저 자신들보다 조금이라도 약하면 무시하고 괴롭히며 내쫓으려는 악랄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돈과 힘에 대한 욕망에 미쳐버린 인물들을 통해 작품은 ‘재력가들을 자들을 씹고 뜯는 재미’를 마음껏 선사했다.
제작진은 심의과정에서 ‘드라마에 묘사된 것보다 현실은 더 잔혹하다’는 의견을 냈으나 “드라마가 살인이나 폭력, 물신주의를 노골적으로 활용하고 사적인 복수를 통해 쾌감을 극대화시킨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방식”이라는 비판이 힘을 얻었다.
심수련은 사망했고, 오윤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만큼 ‘복수할 주인공’은 사라졌다. 시청자들은 배로나(김현수)의 복수극, 심수련의 부활, 또는 치료를 끝낸 오윤희와 로건리(박은석) 중심이 될 것이라는 등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지만 매회 그래왔듯 다음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작품은 금요일과 토요일로 시간대를 옮겨 시즌2로 이어진다. 각각 12회로 편성됐고, 첫 방송은 2월로 예정됐으나 세부 일정까지 정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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