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선박 육상시험소' 대한민국 해양산업 이끌 새 교두보

2021. 1. 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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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소차 열풍에 '전기선박' 대체 주목
친환경적·저렴한 연료비용·자유로운 설치
'저소음' 대잠수함 작전 유리..장점 많아
'세계 수준' 전기선박 육상시험소 보유로
미래 고부가가치 전기선박 산업 주도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선박 육상시험소 시스템제어연구센터 연구진들이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빅3’가 잇달아 조(兆) 단위 초대형 계약을 따내며 국내 조선업계가 최악의 ‘수주절벽’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조선업계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친환경 ‘전기선박’이다.

육지에서는 최근 전기·수소차의 열풍에 따라 이차전지 산업이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해양 분야에서도 기존 엔진으로만 움직이는 선박들이 향후 전기추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전기선박’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추진 시스템은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이나 발전기로부터 공급된 전력을 이용해 추진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기추진 시스템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전기선박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연료비용도 저렴하다. 또한 추진 모터의 소음과 진동이 적고, 설치 위치도 자유로워 설계의 유연성도 매우 높다. 기존의 디젤엔진 선박보다 조종 능력이 더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동안 전기선박은 잠수함과 호위함 등 함정 분야에서 주로 활용돼 왔다. 전기추진 시스템은 기계식 추진 장치 없이 전기로만 함정을 추진하기 때문에 수중방사 소음을 최대한 제한할 수 있어 대잠수함 작전에서 생존성 확보에 매우 유리하다.

또한 전기추진 시스템은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대용량의 전기를 소모하는 레일건 등 미래 무기체계와 일시적으로 전력을 공유함으로써 탑재를 가능하게 하고, 자동화·무인화·네트워크화를 위한 ICT 체계도 구축할 수 있다. 설계 구성이 단순해 정비성이 우수하다는 것도 또 하나의 큰 장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미국의 최신예 구축함인 ‘줌왈트’와 영국 항공모함인 ‘퀸 엘리자베스’ 등 수상 전투함 분야까지 전기추진 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전기선박은 설계 과정에서 추진 시스템이 탑재된 후에는 해체와 성능 검증이 매우 어렵다. 특히나 잠수함은 바다 밑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추진 시스템을 선박에 탑재하기 전에 육상에서 통합시험을 확실하게 진행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세계적 수준의 전기선박 육상시험소의 보유 여부가 다가올 전기선박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관건인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전기연구원은 전기선박의 핵심기술 개발 및 관련 산업 지원에 필요한 기반 조성을 위해 전기선박 육상시험소를 운용하고 있다. 국내 최초 그리고 세계 3번째(미국-영국-한국)로 구축된 설비로 총 사업비는 405억원이 투입됐다.

전기연구원은 지난 7년간 전기선박 육상시험소를 기반으로, 전기선박 분야와 관련한 다수의 연구개발 프로젝트(총 연구비 990억원 규모 25개 연구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최근에는 전기추진 체계 기반 수상 전투함의 첨단화를 위해 합동참모본부 및 해군 등 국방기관,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 등 세계적인 조선업체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전기선박 육상시험소로 인한 파급효과는 더욱 놀랍다. 국내 최초로 독자 설계 및 건조한 3000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을 포함한 전기선박 분야 총 401개 항목 시험을 수행해 192건의 개선보완사항을 도출했다. 이를 통한 건조기간 단축효과 368일, 건조기간 단축 및 전력화 지연손실 비용 절감 효과 4684억원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육상시험소를 통해 거둔 기술수입 대체효과는 370억원에 달하고, 전기선박 관련 산업 발전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27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통합 5000억원이 넘는 효과다.

전기연구원은 2033년까지 전기선박 육상시험소 관련 사업으로 인한 파급효과를 시장창출 1조 2363억원 및 일자리 창출 3000여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 기업들의 사업 참여에 따른 매출 기대효과는 무려 1조 4698억원에 달한다.

최규하 전기연구원 원장은 “대한민국 해양 방위산업의 핵심이 될 전기선박 분야는 기업들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크다”며 “전기선박 육상시험소가 미래 해양산업을 이끌어 갈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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