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 최대 걸림돌은 백신 불신"..美 40%는 여전히 거부감

황민규 기자 2021. 1. 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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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능보다 부작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론, 백신 불신 키워
미국, 프랑스 등지서 백신 관련 가짜뉴스·음모론 성행
"백신에 대한 인식 바꾸지 않으면 연내 집단면역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차 유행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변종 코로나까지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감염학 전문가들은 백신을 통한 집단 면역이 코로나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여기엔 큰 걸림돌이 있다. 집단 면역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져야하지만 정작 백신에 대한 불신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5일(현지 시각) 타임지는 퓨리서치센터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4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하더라도 백신을 접종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을 인용하며 백신의 효능보다는 부작용 쪽에 여론이 더 동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같은 대중의 반응은 미국 정부를 포함해 집단 면역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가들이 백신 보급을 촉진하는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화이자, 모더나 등 대표적인 선두주자들의 백신에서 발생한 부작용은 정상적인 범위 안에 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화이자, 모더나의 백신에 대해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은 인구 100만명당 1.3명꼴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다른 종류의 백신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의 반응이라는 것이다.

미 CDC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모두 권장된 관찰 기간 내에 증상이 나타났고, 신속하게 치료됐다"고 밝혔다. 미국 보건 당국은 코로나 백신 접종에 따른 알레르기 등 일부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정상적인 범위에 있다면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도 했다. 알레르기 반응 역시 피로감이나 두통, 열, 발진 등이며 대부분의 경우 신속하게 치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백신에 대한 음모론이나 가짜뉴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가령 프랑스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백신 괴담이 돌기도 했다. 한 프랑스인의 SNS에는 "백신을 맞은 미국 간호사 티파니 도버가 사망했다"고 적힌 글과 함께 도버 간호사가 백신을 맞고 쓰러지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37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1000번 넘게 공유됐다. 티파니 간호사가 쓰러진 건 맞지만 살아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해당 게시글은 ‘가짜뉴스’로 판명났다.

미국 SNS에서도 "백신을 맞고 안면 마비가 왔다", "백신을 맞은 사람 모두가 기절했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음모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 이같은 음모론에 동조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그래프턴 경찰은 약사인 스티븐 브랜던버그를 모더나 백신 57병을 오염시킨 혐의로 체포했다. 그가 폐기한 백신은 최소 500여명에게 주사할 수 있는 분량이다. 경찰은 그가 백신과 관련한 음모론에 빠져 고의적으로 백신을 폐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음모론에 빠져 코로나 백신을 고의적으로 오염시킨 혐의로 4일(현지 시각) 체포된 미국 위스콘신주 약사 스티븐 브랜던버그. /AP·연합뉴스

여기에 포르투갈에서 40대 여성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이틀 뒤에 갑자기 사망한 사건도 전해지면서 백신 공포증을 부추겼다. 외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종양학 연구소 소아학과에서 근무했던 간호사 소냐 아세베도(41)는 지난달 30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이틀 뒤인 지난 1일 오전 11시께 집에서 사망했다. 하지만 사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미국에서는 정부와 산하 연구기관, 대학 연구소 등에서 잇달아 백신의 알레르기 반응은 정상적인 반응이며 알레르기 반응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민심을 진정시키고 나섰지만, 좀처럼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타임지는 분석했다. 이는 올해 가을 내 전체 인구의 70% 수준에 백신 접종을 시행해 집단 면역을 형성하려는 미국 보건 당국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타임지는 "감염학 전문가들은 집단 면역 형성을 통해 코로나를 종식하기 위해서 필요한 백신 접종 인구를 초반이는 60~70%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최근 전파 양상을 감안해 일각에서는 전 국민의 85%까지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이처럼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것은 매우 나쁜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내 감염학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 "4월, 5월, 6월에 사람들이 부지런히 백신을 맞으면 점차 눈에 띄게 집단 면역 수준에 근접할 것이고 인구의 약 70~85%가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집단 면역이 형성될 것"이라며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올해 가을에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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